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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 힐링·사랑의 황금마차 … 마사회의 개성 있는 사회공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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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호 23면

#1 김진두(57) 한국마사회 홍보팀 과장은 자신의 사진 촬영 기술을 살려 2007년부터 농어촌 지역의 노인을 대상으로 ‘장수사진’을 찍어주는 봉사활동을 한다. 근무가 없는 월·화요일엔 직접 지방까지 내려간다. 지난 7월에는 강원도 홍성과 평창을 방문해 노인들의 사진을 찍어드렸다. 그가 한 해 동안 사진을 찍어주는 노인은 300여 명. 사진을 인화하고 이걸 액자로 만들어 노인들에게 전달한다. 여기에 드는 비용은 모두 한국마사회가 부담한다. 김 과장뿐 아니라 한국마사회에서 경마 사진을 담당하는 직원 8명이 그와 함께 봉사활동 중이다.

Biz Report 농어촌 주민 돕는 재능 기부에 나선 기업들

#2 박종호(49) 한국마사회 부산시설팀 과장은 최근 경남 통영의 장곡마을을 방문했다. 마을회관 옥외 정자의 낡은 형광등과 배선을 정리하고, 벽을 새로 설치했다. 낡은 정자가 새것처럼 꾸며졌다. 마을 내 곳곳의 고장난 전기시설과 냉방기기 수리도 그의 몫이다. 주민들이 함께 사용하는 마을회관의 고장난 운동기구도 박 과장의 손을 거쳐 다시 가동 중이다.

한국마사회(KRA)의 사회공헌활동이 열매를 맺고 있다. 지속적인 농어촌 봉사활동을 펼쳐온 덕에 지난 6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한 ‘2013년 농촌사회공헌 인증기업’에 선정됐다.

마사회의 농어촌 봉사활동에는 나름의 원칙이 있다. ‘일회성 도움보다는 영속적인 도움을 주자’는 게 그것. 마사회 소속 직원 대부분이 농어촌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특징이다. 10월 현재 마사회 정규직원(1054명) 중 91%가 이 회사 봉사단인 ‘KRA 앤젤스(Angels)’에서 활동 중이다. 이들은 1사 1촌 결연마을 지원, 장애 아동을 위한 재활 승마, 독거노인 도시락 전달과 같은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 회사 홍용현 홍보팀장은 “KRA 앤젤스 회원들의 지난해 평균 봉사활동 참여 시간은 1인당 33시간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각종 기부금만 한 해 2487억원
마사회는 흔히 ‘돈을 잘 버는 공기업’으로만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매출 중 상당 부분을 지방세로 내면서 사회에 환원하고, 이와 별도로 한 해 2400억원이 넘는 기부금을 내고 있다는 점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마사회의 지난해 매출은 7조8397억원(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기준). 이 중 1조4650억원을 세금으로 냈다. 세금 외에도 축산발전기금과 농어촌복지기금 등 으로 사회에 환원한 각종 기부금만 2487억원에 달한다. 사회공헌 활동의 뿌리도 깊다. 농어촌 친화적인 봉사활동도 특징이다. 2004년 시작된 ‘사랑의 황금마차’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사랑의 황금마차는 자동차가 절실히 필요한 농어촌 소재 장애인 재활시설 등에 승합차를 전달하는 사업. 올해에만 120대를 전달하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 누적 지원 차량 수는 877대에 달할 전망이다.

마사회 내 8개 본부는 본부별로 1사 1촌을 맺고 있다. 자매결연을 한 마을과 매년 10억원 이상의 농수산물 직거래도 한다. 농어촌 출신을 비롯해 사회적 약자 채용에도 적극적이다. 올해 선발한 28명의 정규직원 중 19명(68%)이 고졸자·지방인재·장애우 등 사회형평 채용을 통해 마사회에 입사했다.

業의 특성을 살린 사회공헌 눈길

재활승마 봉사 활동 중인 한국마사회 임직원의 모습. [사진 한국마사회]

말과 함께하는 회사의 특성을 살린 개성 있는 사회공헌 활동도 특징이다. 대표 사업이 ‘승마 힐링’으로 불리는 재활 승마. 마사회는 현재 경기도 시흥과 인천·대구에서 ‘승마힐링센터’를 운영 중이다. 승마힐링센터는 정서장애 청소년에 대한 치료가 주 목적으로, 센터 한 곳당 매년 2000명에게 치료 혜택을 준다. 승마힐링센터에는 재활승마 강습이 이뤄지는 승마장과 심리치료를 할 수 있는 심리검사실이 갖춰져 있다. 전문 상담사와 승마치료사가 상주하며 청소년들의 아픈 마음을 다독인다. 마사회는 2022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해 승마힐링센터를 3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사회의 반응도 뜨겁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인천 승마힐링센터는 입소문이 나면서 개소 4개월 만에 이미 500명의 청소년이 다녀갔다. 대기 중인 상담 예약만 5000건이 넘는다.

공기업 최초의 사회적 기업인 ‘에코 그린팜’도 마사회만의 특징 있는 사회공헌 활동 중 하나다. 충북 진천에 위치한 에코 그린팜은 경주마의 배설물을 퇴비로 만드는 친환경 기업이다. 올 들어 현재까지 10만 포(20㎏ 기준)의 유기질 비료를 생산했다.

말을 접하기 어려운 어촌 지역의 유소년들에게 승마 강습도 해준다. 장중길(30) 마사회 경마교육원 승마 교관은 2009년부터 전남의 어촌 마을인 임자도 지역 유소년 승마단을 수시로 찾아가 승마 기술을 전수해 주고 있다. 섬이란 지리적 여건 탓에 전문 승마 교관의 지도가 항상 부족한 임자초등학교 유소년 승마단의 사연을 들은 뒤 선생님으로 나선 것이다. 과천 한국마사회 내 승마훈련원에 학생들을 초청해 경주마를 태워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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