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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원 총회 스케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23일 열린 대한체육회 저기대의원 총회는 비록 임원개선은 없었으나 예산 및 사업계획 심의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젯점들이 튀어나와 이채.
이날 최다수 발언기록을 세운 복싱의 주상점 대의원은 올해 대관령에 세운 스키·리프트 시설 건립계획에 2천 만원의 예산이 책정된 데 대해 『차라리 그 돈 다 안들이고 서울 운동장 정구 코트에 지붕만 덮어도 10여개 영세경기단체가 공동으로 쓸 수 있는 실내 체육관을 만들 수 있다』고 반박, 소경기장건립을 위해 2천 만원을 계상해 줄 것을 요청.
주 대의원은 의장이 자기의 요구를 우물우물 넘기자 『답답해서 질문했더니 답답한 대답뿐』이라고 투덜.
이날 가장 주목되는 발언은 배구협회 김한수 대의원으로부터 나왔다. 김 대의원은 작년6월 남자배구대표 팀이 일본 원정에서 폴란드·팀과 경기를 못하게 한데 대해 『반공법 적용에 일관성이 없다. 어떤 종목은 적성국가와의 경기를 허용하면서 배구는 안 된다고 하는 이유가 뭣인가, 일본에서 창피만 당했다』고 따지고 태릉선수촌의 선수급양비, 임원수당 등의 현실화, 뮌헨·올림픽을 대비한 범국민 모금운동 전개용의를 물었다.
그는 또 제6회 아시아대회서 수훈을 세운 메달리스트들에게 정부가 훈장을 준 것은 잘한 일이나, 선수 못지 않게 뒤에서 숨은 뒷바라지를 한 체육지도자들은 왜 그토록 냉대했는가고 물어 장내를 숙연케 하기도.
이밖에 궁도·씨름 등 협회대의원들도 제각기 『올핸 보다 많은 보조금을…』식의 호소를 잊지 않았다.
이날 대의원들은 조그만 사무착오까지도 일일이 지적, 의장단을 괴롭혔는데 특히 민관식 회장의 사회를 물려받은 이병희 부회장은 날카로운 질문공세를 받곤 즉시 『사회를 민 회장에게 돌리겠읍니다』라고 두 번이나 발뺌, 장내에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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