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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17일 개막 - 상영작 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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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작 ‘만신’의 한 장면. 무속인의 일생을 통해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아픔을 성찰한 작품이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사상 우리나라 감독 작품이 개막작으로 선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찬경의 감독의 ‘만신’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의 지향점과 최상의 궁합을 이루는 작품으로 개막작으로 최선의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줄거리는 이렇다. 1931년 김금화는 황해도 빈농 집안에 둘째 딸로 태어난다. 이웃의 운명을 예언하고, 시퍼런 낫 위에 맨발로 올라타는 어린 금화에게 친구는 구름과 새와 나무뿐이다.

 한국전쟁이 터지기 두 해 전 그는 외할머니로부터 내림굿을 받는다. 전쟁의 와중에서 간신히 살아 남지만 피난 온 남쪽에서 그를 기다린 것은 미신타파를 내세운 ‘새마을운동’이었다. 80년대 중반 무형문화재에 오르기까지 그는 이승과 저승, 남과 북, 신과 인간 사이에서 ‘한국현대의 미신성’을 증언한다.

 ‘만신’은 실향민 여성가장의 삶을 재연한 드라마이자 굿의 천재를 묘사하는 다큐멘터리이며 한국 신령의 세계를 시원하게 펼쳐 보이는 판타지다. 전쟁과 분단의 고통으로 얼룩진 근·현대사의 아픔을 성찰하고 그 고통을 무속의 힘으로 어루만지는 치유의 영화라고 볼 수 있다.

 미술가이기도 한 박찬경 감독의 주요작품은 ‘세트’(2002) ‘파워통로’(2004) ‘비행’(2005) ‘신안’(2008) ‘광명천지’ (2010)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2011) ‘파란만장’(2011, 박찬욱 공동 감독) ‘청출어람’(2012, 박찬욱 공동 감독) 등이 있다. 주로 냉전·종교·역사·미디어를 주제로 작품을 만든다. 그는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2004), 베를린국제영화제 단편영화 부문 황금곰상(2011),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장편경쟁부문 대상(2011) 등을 수상했다. 상영 문의 032-623-8046

<장찬우 기자 gloc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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