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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의 파탄 피하려면|부부간에도 우정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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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결혼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문제의 시작이다. 그리고 그 답은 15년이나 20년이 지난 후 부부 관계가 어떻게 성립되었으며 아내로서 남편으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이행했는가에 따라서 나온다.
미국 유타 대학의 사회학과 부교수 앨런·헤인즈 박사는 만약에 부부가 서로의 우정을 키우는데 관심을 갖지 않고 남편이나 아내로서의 역할에만 주력하였다면 자녀만 떠나 버리면 그들 사이엔 아무 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법정을 통한 정식 이혼을 선언하든지 또는 적어도 감정에서나 행동에서 서로 결합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 헤인즈 박사는 오늘날의 사회가 청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어서 모든 문제가 자녀양육에만 집중되고 따라서 상대에 대한 우정에는 소홀하게 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여성에게 있어서 결혼생활 15년이나 20년 후에 가장 먼저 찾아오는 커다란 위기는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상실하는 것이다.
그러나 남편은 일에 열중해 있기 때문에 아내가 새로운 역할을 찾아보려고 노력하는데 조금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아내와 남편의 위기는 동시에 찾아오지 않는다. 아내에게는 남편이 직업에 열중하고 있어 인격적인 존재로서 자기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
그래서 아내는 새로이 삶의 의미를 가져다 줄 그 무엇을 찾게되고 그리하여 자녀에게 접근 한다든가 사회사업 또는 자선사업에 관계한다든가 애인을 갖는다든가 하는 것들 중에서 돌파구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웨버 주립대학에서 가족 사회학도 가르치는 헤인즈 박사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자녀와 별거하기 전에 자신의 취미를 다양하게 기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준비가 갖추어 졌다면 역할이 변했다 하더라도 허탈감은 전혀 느끼지 않을 것이며 이러한 일은 물론 남편 쪽에도 적용된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또 일하는 여성에게는 이 고비가 『자녀에게만 모든 것을 바친 여성만큼 큰 상처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자녀가 떠난 후에도 위기가 오지 않을수록 그 결혼이 깨어질 기회는 그만큼 적어진다.
만약에 부부가 남편이 아니고 아내가 아닌 친구였다면 남편은 아내가 새로이 할 수 있는 것 또는 새로이 해야할 것을 이해할 것이며 그를 도와줄 의사도 가질 것이다.
사회가 지나치게 이혼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다고 말하는 헤인즈 박사는 사실 사회문제가 되어야 할 것은 『결혼』이며 『이혼』을 염려하는 것만큼 결혼준비를 하는 사람을 돕는데 시간을 쏟는다면 이혼으로 생기는 문제는 자연히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AP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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