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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차 교통사고, 일반차의 20배 … 대부분 부주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지난 8월 초 경남 창원에서는 경찰차가 절도 용의 차량을 뒤쫓는 도심 추격전이 벌어졌다. 경차인 용의 차량은 차량 사이를 헤집고 다니다 중앙선까지 넘나드는 등 곡예 운전을 펼쳤다. 결국 이 차량은 경찰차가 뒤를 들이받은 뒤에야 멈춰섰다. 지난해 2월 서울 영등포동에서는 골목을 순찰 중이던 경찰차가 노점 가판대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경찰 차량이 일으키는 교통사고가 해마다 늘고 있다. 사고 빈도도 일반 차량에 비해 2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이 6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안행위) 소속 새누리당 유승우(경기 이천)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경찰차에 의한 교통사고는 2009년 1765건에서 2010년 1576건으로 소폭 줄었다가 2011년 2413건, 지난해 3261건에 달하는 등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는 8월까지 2665건으로 하루 평균 11건꼴로 발생하고 있다. 이 수치는 경찰차가 가해 차량으로 보험사에 접수된 사고를 기준으로 했다. 사고 보상을 위해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은 한 해 평균 16억6000만원이었다.

 사고 발생 빈도는 일반 차량에 비해 크게 높았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자동차 사고는 1만 대당 99건이 일어났다. 이에 비해 지난해 경찰차량이 일으킨 교통사고 건수는 1만 대당 2038건으로 일반 차량의 20배였다.

 사고는 경찰차의 부주의한 운전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5년간 경찰차량 교통사고를 유형별로 보면 안전운전 의무를 지키지 않아 일어난 사고가 1만1680건 중 7417건(63.5%)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후진 1965건(16.8%), 안전거리 위반 885건(7.5%), 차선 위반 271건(2.3%), 신호 위반 228건(1.9%) 순이었다.

 경찰청 이광진 특수장비계장은 “용의 차량을 추적하는 등 긴급상황이 많고 순찰을 위해 비좁은 골목길 운행이 많은 것도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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