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약 아세요] 영·유아 장염 백신 로타릭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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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에게 감기만큼 흔한 것이 장염이다.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온몸에 열이 나고 기침을 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구토·설사를 심하게 한다.

그까짓 설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영·유아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성인과 달리 탈수를 견디는 힘이 약하다. 하루에도 10회 이상 설사를 하면 탈수로 신체기능이 떨어진다. 심하면 사망으로 이어진다. 병원을 찾아도 탈수를 막기 위해 수액을 공급하는 것 외에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설사를 영·유아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영·유아 장염의 60%는 로타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로타 바이러스는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지는 가을부터 시작해 이듬해 봄까지 활동한다. 주로 입을 통해 퍼지는데 손이나 장난감·휴대전화·동화책 등을 입으로 가져가 물고 빨다가 쉽게 감염된다. 로타 바이러스는 물속에서도 몇 주 동안 생존해 비누·알코올 소독제로 깨끗이 씻어도 100% 예방이 어렵다. 어린이집·산후조리원처럼 단체 생활을 하면 집단감염으로 이어지기 쉽다. 영·유아의 95%는 5세가 되기 전에 한 번쯤은 로타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는 통계도 있다.

다행히 로타 바이러스는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로타릭스’가 대표적이다. 로타릭스는 인체 면역 시스템을 활용해 로타 바이러스를 막는다. 진짜 로타 바이러스를 채취해 46번에 걸쳐 약하게 만든다. 장염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로타 바이러스 면역력을 높이는 식이다. 독성이 강한 로타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미국·영국·독일·호주·멕시코·브라질 등에서는 로타릭스를 영·유아 필수예방 백신으로 지정했다.

예방 효과는 뛰어났다. 아시아 지역 영·유아 1만708명을 대상으로 로타릭스 2회를 접종했다. 그 결과, 중증 로타 바이러스 장염을 96.1% 예방했다.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도 크게 줄었다.

로타릭스는 생후 6주부터 가까운 소아과·가정의학과 등에서 접종이 가능하다. 영·유아가 거부감 없이 접종할 수 있도록 튜브에 든 백신을 짜서 먹인다.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하면 된다. 로타 바이러스 장염은 생후 3~24개월 사이에 흔하게 발생한다. 가능하면 생후 3개월 이내 백신 접종을 마치는 것이 효과적이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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