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쥐잡기 운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농림부는 오는 3월25일을 D데이로 정한 쥐잡기 운동을 전국적으로 벌이기로 했다. 올해 들어 첫 번째로 실시되는 이번 쥐잡기 운동은 도시·농촌을 막론하고 적어도 가구 당 3마리씩 잡을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년도에 실시했던 쥐잡기 운동을 통해서 상당한 성과를 올린 사실과, 쥐잡기 운동자체가 적어도 5개년을 내다보는 장기사업이어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올해의 운동은 사전에 치밀한 준비와 충분한 피아르를 통해 알찬 실적을 거두게 되기를 기대한다.
인간생활에 끼치는 쥐의 해화는 농작물을 비롯해서 인체의 보건·위생면과 건물·시설의 훼손 등 다방면에 걸쳐 일반이 흔히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막심한 것이며, 우리 나라의 양곡피해만 하더라도 연간 2백만 섬 내지 2백50만 섬에 달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이것은 당국이 최소한으로 잡은 추정이고, 사실상의 피해는 이보다 훨씬 더한 것으로 짐작되고 있는 만큼, 식량의 자급기반조성에 안간힘을 쓰면서, 해마다 방대한 양의 외곡을 도입하고 있는 우리의 식량사정임에 비추어 보더라도 쥐 소탕작전의 큰 의의는 온 국민이 절실히 실감해야할 일일 것이다.
종내 쥐잡기 운동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돌이켜 본다면, 무엇보다도 행정당국이 가가호호마다 이 운동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시켜 전가구가 일제히 정해진 날에 쥐잡기 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세밀한 준비가 있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D데이 이전에 1주간의 준비기간이 설정되어 있으나, 쥐를 많이 잡을 수 있는 열쇠는 단적으로 집중적인 효과를 노려야 하기 때문에, 쥐약을 놓는 각 가정의 협력이 무엇보다도 핵심적이다.
또한 작년에도 간혹 쥐약으로 말미암은 부작용이 일어나, 예물중독이나 가축에 대한 피해가 없지 않았으므로, 쥐약을 관리·배정하고 사용법을 주지시키는데 충분한 지도·계몽이 있어야 하겠으며, 쥐를 잡으려다 사람의 생명과 건강에 위험을 주는 불상사는 미연에 완전히 방지해야 할 것이다.
한편 쥐잡기 운동에 참가하게될 대상과 범위는 각 가정은 물론, 공공기관과 군병관 등이 광범위하게 포함되어 있는데, 가정에 대한 계몽에 못지 않게 농작물의 저장시설을 비롯한 공공시설에 중점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고, 또 자칫하면, 소홀히 하기 쉬운 관공서 등 공공건물과 그 주변에 대해서 빈틈없는 작전 망을 펴야할 것이다.
쥐의 피해를 방지하는 문제는 일종의 세계적인 재해대책으로 제기되어 선진국뿐만 아니라 인도와 같은 저개발국가에서도 전문가를 양성하고 본격적인 연구를 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나라에 있어서도 앞으로의 쥐잡기 대책을 마련함에 있어서는 좀더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 재정지출 등 이를 뒷받침할 정부당국의 태세가 더욱 강화되어야 하겠음을 강조해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