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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 향한 도박 인도총선-간디수상의 의회해산과 그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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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인디라·간디」수상이 소련 「타슈켄트」에서 급서한 「샤스트리」의 뒤를 이어 여당인 국민회의파 지도자로 수상직을 맡았을 때 고인이 되었지만 아버지 「네루」수상의 『보이지 않는 힘』이 크게 작용했던 것.
그러나 신·구파로 갈린 국민회의파의 다수파를 이끌고있는 「간디」여사는 이제 3대 야당연합세력을 상대로 다수의석획득에 큰 도박을 하고있다.
「간디」여사는 국민들로부터 『사회주의정책 수행을 위한 새로운 수임을 얻기 위해』하원을 해산, 임기만료보다 1년 앞당겨 오는 3월1일 총선거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새 의회에서 과반수의석을 확보하려는 「간디」수상의 국민회의파(진보적신파)와 이를 저지하려는 반「간디」세력간에는 치열한 선거전이 벌써 벌어지고 있다.
「간디」수상이 임기만료 1년여 남겨놓고 총선을 치르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무엇보다 69년11월 국민회의파 내 보수적구파세력(62석)이 탈락해 나감으로써 원내 안정 선을 잃은 데에 있다.
66년1월 「샤스트리」수상의 급서 후 세계최대의 민주국가(유권자만 2억7천5백만)의 영도자로 출범한 「간디」여사는 67년 총선에서 90여석이 줄었으나 2백84석을 얻어 원내과반수를 유지했던 것.
그러나 당내 좌·우파간의 반목은 점점 심해지더니 69년11월 전부수상이던 우파세력의 영수「데사이」가 62석을 이끌고 탈당, 국민회의파는 원내 제1당이면서 과반수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게 되었다.
「간디」수상이 당외좌파 내지 공산당을 설득하는 고육지책을 쓰면서도 그의 정책결정이 최후순간에 「브레이크」에 걸리곤 하는 것은 「간디」세력의 약화도 약화지만 상대적으로 반「간디」세력의 강화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특히 70년에 들어 「간디」수상이 강력히 추진해오던 내탕금(중앙정부가 2백79명의 왕족들에게 지급하는 돈) 폐지문제와 일부은행 국유화문제가 뜻대로 해결되지 못하자 「간디」수상은 내각과 의회의 원활한 운영에 중대한 난관에 놓이게 했다.
작년2월17일 「간디」 내각의 은행국유화선언이 대법원으로부터 『위헌』판결을 받자 이때부터 『의회 곧 해산』설이 나돌았고 「간디」수상 자신도 이를 신중히 고려하게 되었다. 그러나 당내측근은 물론 당외 지지세력의『해산』역설에도 불구하고 「간디」수상은 적당한 시기가 아니라는 이유로 미뤄왔다.
「간디」수상이 점성술이나 손금 따위에 보통 이상의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번의 의회해산과 총선거실시가 그의 측근 점성술사와 손금장이의 『만사형통』괘에 힘입었다는 얘기는 「간디」수상의 「딜레머」를 단적으로 설명해 주고있다.
이러한 「간디」수상의 입장을 여러 사람들이 『여수상의 위험한 도박』으로 표현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간디」수상이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선거에 뛰어드는 것은 아니다. 「간디」수상의 속셈은 『최하2백70석 최고3백석』(표 참조)이라는 당내의 상황분석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해산 전 의석을 상회하기는 손쉬운 일이 아니냐는 것. 더우기 「간디」수상을 믿음직하게 하는 것은 최근의 정치적 및 경제적 요인 특히 풍작이 『71년에 선거를 치르는 것이 72년에 치르는 것보다 「간디」수상에게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시준 해주고있다.
그러나 반「간디」세력의 맹렬한 동향은 「간디」수상의 정치생명에 검은 그림자를 던지고 있다. 새해 들어 62석을 거느린 국민회의석파는 사회당과 좌익「잔·상」당을 설득하는데 상공, 3당은 『「간디」세력을 붕괴시키기 위하여』 연합전선을 편다고 선언했다.
원내 제3당(35석)이던 우익 「스와탄트라」당을 끌어들이는덴 실패했지만 3당 합한 의석이 1백15석에 달함으로써 독립후의 인도정치사상 가장 강력한 반국민회의파 세력으로 등장한 셈. 이들은 공공연히 『「간디」를 「윌슨」(전 영국수상) 꼴을 만들자』면서 「간디」세력분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래도 「간디」수상의 의회해산이 『시기적으로 적절한 조치』로 평가되고 있는데 그것은 인도국민들이 내탕금폐지와 은행 국유화 등 「간디」수상의 정책에 대체적으로 찬의를 표하고있는 것으로 풀이하기 때문.
그러나 아무리 「간디」수상에게 유리한 국면이라도 국민회의파가 과반수의 안정세력을 구축할 전망은 어두우며 심지어는 많은 사람들이 『그것은 기적』일 것이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다만 현재보다 조금 나아진 입장에서 새 연립정부가 구성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이다. 이럴 경우 내다볼 수 있는 것은 친소공산당 등 좌익세력의 「간디」내각에 대한 발언권이 전보다 더 강력해지리라는 것이다. <정규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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