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학비 위해 협박장 냈던 형-갱생의 길…직장도 알선 받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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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동생의 학비를 마련하려고 협박장을 냈던 한 소년이 협박장대로 돈이 놓여있는 것을 보고 갑자기 양심의 가책을 느껴 돈을 뿌리치고 경찰에 잡혔으나 죄를 용서받고 직장을 알선 받아 재생의 길로 들어섰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 정모군(19)은 동생학비에 쪼들리다 못해 지난10일 이웃인 동아기업회장 승일범씨 집에 『돈1만원을 11일하오10시까지 대문 앞에 갖다 놓으라』는 협박편지를 썼다.
그러나 이날 밤 정군은 대문 앞에 놓인 돈 뭉치를 보고 갑자기 가책을 느껴 대문을 향해 세번 큰절을 하고는 돈을 대문 안으로 밀어놓고 되돌아가다 이 거동을 살핀 경찰에 붙잡혔다.
긴장했던 경찰은 정군이 한 때 과오를 저질렀으나 품팔이하는 아버지 밑에 7식구를 도와오던 소년으로 3동생의 학비가 없어 나쁜 마음을 잠시 먹었던 것을 인정, 삼정두부공장에 1만5천 원의 월급으로 취직시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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