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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안된 차량 대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서울시 및 경기도의 각종차량을 기록해 두는 차량대장정비가 제멋대로 방치되고 있는 것이 김상훈군(6) 역사사건의 수사를 계기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경찰의 수사는 용의차량의 추적에 거의 10여 일이나 허비했으며 앞으로 증가추세에 있는 뺑소니 차량의 수사에도 크게 차질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찰수사진은 지적하고 있다.
경찰은 상훈군이 지난1일 차에 치인 채 실종됐을 때 7-62×로 시작되는 용의차량의 번호를 목격자들의 증언을 듣고 수사에 착수, 40여대의 관련번호차량을 조사했으나 차량대장이 전혀 정비되어 있지 않아 수사에 혼선을 일으키고 말았다.
예를 들면 서울 자7-647호의 경우 차량대장에는 서울 중구 충무로3가291로 소유자 주소가 적혀있었으나 경찰의 수사결과 이 번지가 전혀 없음이 드러났고 서울 성동구 중곡동 산1 황덕진씨 소유로 되어 있는 서울 자7-163호의 경우 중곡동 산1번지에는 2백 가구나 살고 있어 68년 행정지역 개편 때 황씨 집 지번이 누락되었음이 밝혀졌다.
또 서울 자7-236호(소유주 이주설·42)와 서울 자7-796(소유주 최만옥)는 69년1월에 자동차 중개상을 통해 매매되었으나 아직까지 새로운 소유자로 차량대장이 전혀 정리되어 있지 않았다.
또 서울 자7-486호(소유주 이옥자·마포구 공덕동281)는 70년6월 폐차처분 되었으나 아직까지 차가 운행중인 것으로 되어있었다.
특히 상훈군을 치어 죽인 경기자 7-627호「드리쿼터」는 「앰뷸런스」로 등록, 70년6월22일 정기검사를 마치고 그 후 화물차로 구조변경을 했는데도 차량대장엔 「앰뷸런스」로 정리되어 있지 않아 수사에 결정적인 혼선을 주었다.
경찰은 사건발생 7일 후에 새로운 목격자 유성호씨(28)가 사고차량은 쥐색「드리쿼터」이며 「넘버」판이 차 뒤쪽 가운데에 붙어 있었고, 차번호가 7-로 시작되며 6·7·2의 3숫자가 되어있었다는 거의 정확한 정보를 얻었으나 차적을 서울 자가용으로 성급히 단정, 정비가 안된 서울 차적의 「드리쿼터」 2백91대에 대한 명단을 작성하고 12일까지 이 가운데 겨우 40대의 소재를 확인하는 데에 시간만 낭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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