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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화시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미국은 최근 춘화「붐」으로 고민하고 있는 모양이다. 근자 미국 주간지에 따르면「뉴요크」시는 온통「핑크·무드」인 것 같다. 춘화만을 공공연히 팔고 있는 서점이「뉴요크」 시엔 55개소나 된다.「섹스·필름」만을 상영하는 영화관이 l6군데. 남녀의 구별 없이 사람의 나체만을 보여주는「스튜디오」도 여덟 군데나 있다. 더욱「쇼킹」한 것은「섹스」의 공연장이다. 「섹스」전시장이라고도 부르는 이곳에선「섹스」의「풀·코스」(전 과정)를 보여준다.
춘화도(Pornograpy)라고는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그림이 아니다. 바로「섹스」의 갖가지 모습을 천연색 사진으로 옮겨 놓은 것이다. 그것도 가관인 것은 특기별로 되어 있는 것이다.
「뉴요크」시 경찰이 시가지 노상에서 이른바 도색 지대를「핑크」색 한가지로 표시하던 것은 옛 일이다. 최근엔 여섯 종의 색깔로도 부족할 지경이라고 한다. 그만큼 도색은「프리즘」모양으로 다기 다양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경찰당국은 이런 음란 현장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다. 열심히 법원에 고발을 하긴 하는가 보다. 그러나「섹스」상인들은 교묘하게 법의「루프·홀」(함정)을 빠져나간다. 지난 9월엔「전국춘화도 협의회」라는 곳에서『음화는 결코 해롭지 않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일도 있다.
「닉슨」대통령은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지킨다.
『「섹스」조직이나「섹스」공연,「섹스」잡지,「섹스」영화의 추잡한 몰골들이 일소되지 않는다면 미국과 서구 문화 및 문명의 샘엔 독약이 뿌려질 것이다.』「에그뉴」부통령도 역시 같은 입장이다.『「닉슨」이 대통령으로 있는 한, 시가는 더럽혀 질 수 없다』고 그는 말한다.
법조계 일부에선 이런 반론도 없지 않다.『춘화를 개인적으로 소유하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말하자면 그것도「프라이버시」(사생활)라는 주장이다. 미국의 한 지방법원에선『그 사진이 음란하든 안 하든 상관없이, 다만 사적인 용도를 위해 소지할 수 있는 권한은 누구에게나 있다』고 판 시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여기에도 반론은 있다.『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구입할 수 있었느냐 하는 문제이다. 이 손에서 저 손으로 건너간 것은 사실이 아니냐?』유통과정은 바로 사회적인 범죄라는 주장이다.
여기에 곁들여 미국의 한 석학은 개탄을 해 마지 않는다.『사람들은 자기자신을 바로 짐승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먼 나라 이야기에 정신을 팔고 있을 때는 아니다. 어느새 그 춘화도의「오리지널」을 우리 나라 서울에서도 얼마든지 손쉽게 구해 볼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탄식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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