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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금연만큼 중요한 건? 사람과의 교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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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서천석의 마음 읽는 시간
서천석 지음
김영사, 436쪽
1만 4800원

당신이 유독 가을을 탄다면, 그것은 당신의 마음 탓이 아니다. 햇빛 때문이다. 우리 눈에 들어오는 빛이 줄면 ‘멜라토닌’이란 호르몬이 나온다. 멜라토닌은 천연 수면제다. 그래서 해가 짧아지면 몸의 에너지는 떨어지고 기분도 가라앉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은 이처럼 계절이나 몸 상태에 따라 쉽게 움직인다.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우리에게 마음을 수련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트위터·방송 등을 통해서 심리학 멘토로 잘 알려져 있다. MBC 라디오 ‘서천석의 마음연구소’ 프로그램에서 청취자들과 나눴던 이야기를 책으로 묶었다. ‘때론 삶이 서툴고 버거운 당신을 위한 110가지 마음연습’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쉽고 간결한데 객관적인 연구 내용이 들어가 설득력도 있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저자는 ‘불행은 막상 부딪히면 더 잘 이겨낸다’고 설명한다. 인간은 자신에게 미치는 정서적 충격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심리학 용어로는 ‘충격편향’이라고 한다.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우리의 마음은 그 일을 합리화하거나 다른 핑계를 대며 충격을 줄이려 노력한다. 그러니 불행이 올 것을 미리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다.

 특히 ‘행복의 기술’을 논한 대목이 인상적이다. 사회적 관계가 활발할수록 사망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를 예로 들며 행복을 위해선 운동과 금연 만큼이나 사람과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진정한 치유는 사람에서 시작되는 셈이다. 늘 분주한 현대인에게 ‘쓸모 없는 시간’을 권하기도 한다. 생쥐의 경우도 휴식을 해야만 낯선 미로를 탐색하면서 학습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스마트폰은 잠시 꺼두고 뇌를 쉬도록 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이야기는 무척 공감이 간다.

 ‘날 괴롭히는 상사를 견뎌내는 방법’ ‘명절에 남편이 해선 안 되는 세 가지 말’ 등 실생활에서 부딪치는 다양한 사례 속 마음 수련에 대한 팁도 담았다. 아이들을 자주 만나는 저자답게 ‘아이에게 칭찬과 비판을 하는 법’ ‘산타를 의심하는 아이에게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도 답했다. 책 속의 마음 연습과 함께 매일 아침을 여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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