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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이문영<교대교수>|연말 참사…「히피 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금년에 우리가 겪은 큰 사고를 열거하면 와우「아파트」, 모산 참사, 그리고 남영호의 침몰 등 많다. 요즘 사고가 잇따르고 보면, 이 사고들 사이에 볼 수 있는 무슨 공통 분모 적 현상 같은 것이 추려 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공통 현상을 나는 이름지어『조직 말단의 마비 혹은「히피」현상 같은 것』이라고 부르고 싶다. 「시멘트」와 철근을 적게 쓰고 모래를 마구 섞는 시공자, 수학여행을 안가면 청소를 시키겠다는 교사, 소주를 마신 운전사, 적재 정량의 3배나 짐을 싣고 출항하는 사람 과 이를 융합시키는 감독관, SOS의 통신을 안 잡는 통신사- 이런 사람들은 다 말단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면 꽤 이 사람들이 무 반응해 졌으며, 상식에 어긋나는 짓하며, 말하자면 미치겠다고 까지 말할 수 있게 되었을까. 이 사람들이 이렇게 밖에는 행동할 수 없게 한 불가피한 상황이라도 있다는 것일까.
내 생각에는 그럴 만한 이유를 설명해 볼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 사람들이 최소한 다음과 같은 것을 보거나 느꼈기 때문에 누구인지도 모른다. ⓛ인간자체보다는 눈에 보이는 다른 사업을 더 중요시하는 시책의 시행 ②정치나 사회에서 출세한 사람들에 대하여 그 출세의 전망성을 쥐게 인정해 줄 수 없는 마음의 갈등 ③조직 속에서 겪는 갖가지의 푸대접I. 전시효과를 중요시하며 말단의 조직을 누르는 정치나 행정이 그 존립의 타당성을 지니는 때가 그런 대로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런「때」가 결코 길 수는 없으며 특히 앞에 말한 세 가지를 국민들이 의식하기 시작한 때에는 정책의 변경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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