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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베스트·셀러 네 소설|【로마=정신규 특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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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탈리아 출판계는 최근 금년도 각종 문학상을 받은 작품들이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어 활기를 띠고 있다. 그 가운데 연말의 베스트·셀러에 오라 있는 4편의 소설을 소개한다.

<안과 밖> (넬로·사이토 작)
70년도 비아레지오 상을 받은 시실 리 섬 배경의 소설로 5판까지 나와 15만 부가 판매되었다. 48년『마리아와 거인들』을 발표, 신사실파 작품으로 화제를 낳았던 사이토는 이 소설로 매조키즘 적 용기를 불러준 외침이며 시화한 소설이란 호평을 받았다.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한『안과 밖』은 돈키호테 적이고 말라빠진, 특이한 사고방식의 한 학교장을 통해 교사·학생과 어부 등과의 대화가 시실 리 섬에 대해 새로운 발견을 하도록 한다.

<배 우> (마리오·솔다니 작)
작가 자신의 영상 계 경험이 소설의 소재가 되고 있다. 주인공 아르젠타가 성·도박·돈·사랑·복수로 점철되는 도박장의 세계에서 환상과 인간애를 엮어 가는 것이 그 줄거리다. 소설 부분에만 시상하는 캄피엘로 상의 70년도 수상작이다.
작가 솔다티 는 41편의 영화를 감독한 영화감독으로 더욱 유명하다. 캄피델로 상은 63년 베니스의 실업가들이 출자, 매년 그해의 작품 중에서 뽑아 5천불의 상금을 준다.

<차가운 별들> (구이도·피오베네 작)
피안과 차안의 세계를 다룬 난해한 소설로 70년도 스트레가 상 수상작이다. 작가 피오베네는 밀라노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오랫동안 신문지가 생활을 한 사람이다. 스트레가 상은 43년 나치 점령 하에 모이던 문인들 외 비밀단체 일요 문인 동호회가 47년부터 시작한 상이다. 심사위원회가 없어 5백 명의 회원이 투표고 소설에만 수상작을 결정한다.
『차가운 별들』은 현대 문명의 대도시에서 전원으로 돌아간 한 소시민이 어떤 사나이로부터 피살 위협을 받다가 그 사나이가 시체로 발견되면서 오히려 살인혐의를 받는다. 피신을 하면서 철학자 풍의 경찰관과 방랑자인 듯한 신비스런 한 인간을 만난다. 이 사람은 피안에서 온 도스트예프스키의 화신이었다.
도시에서의 도망과 그 속에서 경험한 삶으로부터 사자와의 불분명한 영역에 도달, 주인공 자신 속에 피안의 세계가 전개된다. 마지막에 허탈해진 도스트예프스키는 세상의 일생의 여정을, 생과 사의 정점을 밝혀나가는 것으로 끝난다.

<아무 것도 아니고 그렇게 될지어다>
70년도 커렐라 상 수상작인 팔라치 여사의 이 소설은 그가 신문 기고가로 월남전·남미 등을 순회 취재했고 최근 중동 전 취재도 했으며, 월남전 종군기체로 쓰여졌다. 인간이 달 세계를 정복한다는 시기에 지상에서는 인간끼리 분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에서 생의 가치를 줄기차게 파고 들어간다. 여자로 1년간 월남전에 종군하면서 그는 공포와 분노·자비까지 뒤범벅이 된 전쟁을 신랄히 고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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