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구자철·박용만 … 회장님은 대학 순례 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내로라하는 기업의 회장·사장들이 채용설명회 무대에 직접 오르고 있다. 전문 경영인은 물론이고 총수 일가도 인재를 찾기 위한 대학 캠퍼스 방문을 주저하지 않는다.

 LS그룹은 최근 회장단이 한꺼번에 대학 순례에 나섰다. 구자철(58) 예스코 회장은 24일 서울 한국외국어대에서, 구자은(49) LS전선 사장은 25일 고려대에서 설명회를 했다. 구자균(56) LS산전 부회장은 30일 서울대에 간다. 구자철 회장은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4남, 구자균 부회장은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3남, 구자은 사장은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한국외대 출신(73학번)인 구자철 회장은 200여 명의 후배가 모인 외국어대 설명회에서 “인생 선배로서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를 항상 가슴에 새기길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패의 반대말은 성공이 아닌 도전”이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기 확신을 바탕으로 과감히 도전하라”고 덧붙였다. 2003년 계열 분리 후 기업가치가 7배로 늘어난 LS그룹 자랑도 빠트리지 않았다.

 그는 동문 후배들에게 “전문성과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회사 성장의 주역이 되어달라”고 구애 작전을 펴기도 했다. LS그룹은 하반기에 공채와 수시 전형 등을 통해 약 500여 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공채 원서는 다음 달 2일까지 LS전선·LS산전 등 계열사 홈페이지에서 받는다. 구 회장이 직접 관장하는 예스코는 하반기 공채가 없지만 구 회장은 그룹 차원의 채용을 지원하기 위해 설명회에 나섰다.

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회장단이 직접 참가하는 채용 설명회를 확대해 대학생들과의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그룹을 적극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용만(59) 두산 그룹 회장도 기업 오너가 직접 하는 채용 설명회로 유명하다. 그는 2004년부터 대학을 방문해 취업 준비생과 만나고 있다. 올해도 이달 2일부터 12일 사이 고려대·성균관대·한양대·서울대를 차례로 찾았다. 박 회장은 ‘사람이 미래다’는 두산의 기업 캠페인과 두산이 중공업 중심의 그룹으로 변화한 과정 등을 소개했다. 11일 한양대 설명회에서 그는 “편법과 요행보다는 성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남구(50) 한투금융지주 부회장도 11년째 채용설명회를 직접 챙기고 있다. 그는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6일 서울대 설명회에서 김 부회장은 “우리가 대형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힘은 오로지 인재에 있다”고 강조했다.

 구본무(68) LG그룹 회장도 올 1월과 3월 석·박사급 인재를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인 ‘LG 테크노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지난해에는 미국까지 가서 석·박사 유학생 300여 명을 대상으로 채용설명회를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김기남(55) 사장도 이달 초 서울대에서 이공계 학부생과 석·박사 과정 학생 250여 명을 만나 회사를 알렸다.

김영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