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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역대 흥행 3위 기록!

중앙일보

입력

11월 15일부터 17일까지의 이번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J.K. 롤링의 초특급 베스트셀러시리즈를 영화화한 두 번째 작품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Harry Potter and the Chamber of Secrets)'이 역대 최다 개봉관 수인 3,682개 극장(8,515개 스크린)으로부터 8,836만불의 어마어마한 수입을 벌어들이며 1위로 등장하였다. 전작과 같이 대단한 흥행열기를 모으기는 힘들 것이라던 흥행분석가들의 예상을 여지없이 깨뜨린 이같은 흥행수입은 '스파이더맨'(1억 1,484만불)과 전편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9,029만불)에 이은 역대 세 번째의 주말흥행성적이다.

영화의 제작과 배급을 맡은 워너 브러더즈 사의 대변인은 이번 주말 동안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이 북미와 영국, 오스트리아, 독일, 스위스(독일어 버전), 대만,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의 전세계 9개 개봉국가에서 벌어들인 총수입은 무려 1억 4,200만불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에서는 이번 주말동안 1,570만불을 벌어들여 1편이 가지고 있던 기록을 30만불 차이로 따돌리고 역대 최고의 주말흥행기록을 수립하였으며, 비슷하게 1,570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인 독일에서는 '해리 포터 1편',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주말 흥행성적에 기록되는 등, 개봉 각국에서는 다양한 개봉주말기록 갱신이 이루어졌다고 덧붙였다.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와 평단에서 모두 열광적인 지지를 기록하며 1위로 개봉했던 백인 랩스타 에미넴의 반 자전적 드라마 '8 마일(8 Mile)'은 '해리 포터'에 당연히(!) 1위 자리를 내어주었지만, 2,496개의 비교적 작은 극장수를 감안하면 성공적이라 할만한 1,934만불을 벌어들여 2위를 차지하였다. 현재까지 개봉 10일간 벌어들인 총수입은 벌써 8,444만불에 달하는데 다음 주말이면 무난히 1억불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스마스를 두 달이나 앞둔 시점에서 일찌감치 극장가를 찾아왔던 '산타 클로즈 2(The Santa Clause 2)'는 개봉 3주째인 이번 주말, 1,510만불의 양호한 수입을 올리며 3위를 기록하였고, 올가을의 깜짝 히트작인 미국판 '링(The Ring)'이 개봉 5주째인데도 불구하고 1,066만불을 벌어들여 4위에 랭크되었다. 개봉 17일동안 8,252만불을 벌어들인 '산타 클로즈 2'나, 개봉 31일간동안 총수입 1억 68만불을 기록함으로써 마침내 1억불 흥행작 대열에 들어선 '링'은 현재까지도 꾸준한 호응을 받고 있어서 두 편 모두 흥행롱런이 전망된다.

한편, 이번 주말 '해리 포터...'를 제외하고는 유일한 전국개봉작이었던 스티븐 시걸 주연의 감옥 액션물 '하프 패스트 데드(Half Past Dead)'는 2,113개 극장으로부터 782만불의 수입을 기록해 5위로 데뷔하는데 그쳤다.

역대 인디 영화들중 최고의 흥행기록을 갱신중인 '마이 빅 팻 그리크 웨딩(My Big Fat Greek Wedding)'은 이번 주말동안 471만불의 수입을 기록해 지난 주말에 이어 6위 자리를 고수하였고(개봉 31주(!)동안의 총수입은 1억 9,957만불로서 2억불 돌파의 초읽기에 들어섰다), 388만불을 벌어들인 엽기 코믹 스턴트물 '잭 애스: 더 무비(jackass: the movie)'가 그 뒤를 이었다.

예상대로 폭발적인 흥행수입을 벌어들이며 1위로 개봉한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Harry Potter and the Chamber of the Secrets)'는 널리 알려진 대로 J.K. 롤링의 슈퍼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해리 포터'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작년 11월 16일 개봉하자마자 당시로서는 역대 최고의 개봉주말 수입을 기록했던(이 기록은 '스파이더 맨'에 의해 깨어졌다) 전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출연진들(해리 역의 다니엘 래드클리프와 론 역의 루퍼트 그린트, 헤르미온느 역의 엠마 왓슨, 얼마전 작고한 험블도어 교장선생님역의 리차드 해리스 등을 포함하여)과 크리스 콜롬버스 감독이 지휘하는 스탭들이 재결합한(전편의 개봉직후 촬영에 돌입하였다) 이번 영화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1편보다 훨씬 어두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같은 분위기 변화에 대해 4만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해리 역에 당첨되었던 래드클리프는 최근의 인터뷰에서 "누구나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지요. 해리가 결점이 많고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해리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었어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 전편에서 이미 인물과 상황들이 자세히 소개되었던 지라 이번에는 이야기 진행도 훨씬 빨라졌다는 것이 크리스 콜롬버스 감독의 변이다. "나는 이 2시간 30분의 상영시간을 마치 30분처럼 느껴지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삼촌 가족들과의 별로 즐겁지 않은 여름방학을 마친 해리는 빨리 방학이 끝나고 호그와트 마법학교로 돌아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그의 방에 나타난 집요정 도비는 그에게 "호그와트 학교로 돌아가면 큰 위험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를 무시하고 론과 함께 학교로 가는 기차를 타려던 해리는 호그와트행 열차를 놓치고 론 아버지의 비행자동차를 타고 간신히 학교에 도착한다. 이제 론의 여동생 지니(보니 라이트), 새로운 흑마술 교수 길데로이 록하트(세익스피어 극의 재해석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왔던 케네스 브래너) 등 새로운 인물들과 함께 하는 새 학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베일에 감추어진 전설속의 '비밀의 방'이 열렸다는 붉은 문구가 벽에 새겨지고, 학생들이 얼어붙는 사고가 이어지면서 호그와트 학교에는 음산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만일 이 사건이 빨리 해결되지 않을 경우, 호그와트는 폐교될 수도 있다. 해리와 단짝 론은 절친했던 헤르미온느마저 얼어붙은 체로 발견되자 사건해결을 위해 뛰어든다. 이제 그들은 다시 한번 악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이 영화가 전작보다도 우수하다는 우호적인 반응을 나타내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죠 모겐스턴은 "이 새로운 해리 포터는 다소 간의 결점에도 불구하고, 전작보다 어두워진 만큼이나 전작보다 우수해진 작품."이라고 칭했고, 뉴욕 타임즈의 A.O. 스캇 역시 "장면들의 리듬이 너무 변화가 없다."고 불평하면서도, "그래도 전작보다는 약간 나은 작품."이라고 평했으며, 버라이어티의 토드 맥카시는 "모든 면에서 전작을 능가한다."고 결론내렸다.

또,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는 "정말 빛나는 작품! 영화 역사상 가장 중요한 시리즈중 하나로 발전할 것이다."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고, 엔터테인먼트의 리사 슈왈츠바움과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스티븐 레이가 각각 "전작보다 진보한 작품" 및 "더 어둡고 더 무서우며 전작보다 더 나은 영화."라고 평했으며, 달라스 모닝 뉴스의 필립 원치는 이 영화를 '스타워즈' 시리즈에 있어서의 '제국의 역습'을 떠올리게 한다고 덧붙이면서 "단적으로 말해, (전작보다) 더 거대하고 더 우수한 영화."라고 호평을 보냈다.

한편, 이 영화에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나타낸 소수의 평론가들로서, LA 타임즈의 케네스 튜란은 "진부한 이 영화는 전작의 모든 점에 대한 데자부(기시감)에 불과하다. 전작을 보고 호평을 보냈든 이들은 이번 영화에도 호평을 보낼 것이고 혹평을 보냈든 이는 혹평을 보낼 것."이라고 평했고(그는 전작에 대해 혹평을 실은 바 있다), 할리우드 리포터의 커크 허니컷은 "전작에서 원작의 생생한 캐릭터 및 별난 평행 우주를 만나던 발견의 기쁨은 사라져버리고, 대신 허둥대는 사건들만이 그려진다."고 고개를 저었으며, 워싱턴 포스트의 스티븐 헌터는 "크고, 멍청하며, 공허한 영화."라고 일축하였다.

이번 주말 5위로 개봉한 '하프 패스트 데드(Half Past Dead)'는 전작 '엑시트 운즈'에서 힙합 스타 DMX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올해 51세의 중견(!) 액션 배우 스티븐 시걸이 다시 또다른 랩스타 자 룰(Ja Rule)과 콤비를 이룬 감옥 액션물이다. 연출은 배우출신의 돈 마이클이 담당했다.

부패한 경찰 도니(모리스 체스트넛)는 2억불 어치 금괴의 행방을 사형수로부터 알아내기 위해 하이테크로 무장된 이른바 '새로운 알카트로즈' 감옥으로 침입할 계획을 세운다. 자동차 절도범으로 위장한 FBI 요원 새스차(스티븐 시걸)는 이를 막기 위해 동료 닉(자 룰)과 함께 감옥으로 향하는데...

여느 스티븐 시걸의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평론가들은 이번에도 100% 혹평으로 일관하였다. 시카고 트리뷴의 마이클 윌밍턴은 "깜짝 놀랄 정도로 모순투성이인 힙합 감옥 스릴러."라고 칭했고, 뉴욕 타임즈의 엘비스 미첼은 "몇 차례의 초라한 난센스 장면들이 지난 후, 관객들은 제리 브룩하이머(블록버스터 제조기로 알려진 제작자) 제작의 남성액션 블록버스터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더 록'을 월마트 예산(초저예산)으로 만든 영화이기 때문에."라고 비아냥거렸으며, 뉴욕 포스트의 조나산 포어맨은 "값싸고 김빠지는 느낌을 주는 이 영화는 케이블 TV로 직행했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기타 이번 주말 10위권에 든 나머지 작품으로서, 에디 머피-오웬 윌슨 주연의 코믹 액션물 '아이 스파이(I, Spy)'가 381만불의 수입으로 8위에 랭크되었고, 셀마 헤이엑 주연의 로맨스 드라마 '프리다(Frida)'가 291만불의 수입으로 9위,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스위트 알라바마(Sweet home Alabama)'가 223만불의 수입으로 10위에 턱걸이하였다. 이중 '스위트 알라바마'가 개봉 8주동안 벌어들인 총수입은 1억 2,189만불에 달한다.

장재일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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