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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많이 팔린 리퀴드 파운데이션 톱3 … 올해의 선택은

중앙일보

입력

한동안 선풍적이었던 BB크림의 인기 뒤엔 ‘리퀴드 파운데이션은 답답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었습니다. 자연스러운 화장이 유행하면서 완벽하게 커버는 안 되지만 가벼운 느낌의 BB크림으로 많이들 갈아탄 거죠.

그런데 올가을 리퀴드 파운데이션이 정말 달라졌습니다. BB크림만큼 가벼우면서도 커버력은 훨씬 좋은, 한층 업그레이드한 리퀴드 파운데이션이 다시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세 브랜드의 올가을 신상품을 직접 써봤습니다.

정리=안혜리 기자 , 진행=윤경희 기자

지속력 좋은 에스티 로더

소엽 “지성 내 피부에 자연스럽고 건강한 느낌 살려줘”
정 “건조한 부분엔 밀착 안 되고 뜨는 느낌”

경희=사용감은 제일 좋다. 가볍고 얇게 발려 피부에 찰싹 달라붙는 느낌이었다. 화장에 서툰 메이크업 초보자용으로 제일 좋을 것 같다. 입자감이 하나도 안 느껴지고 피부에 마치 얇은 고무막을 씌운 것 같았다. 파운데이션이 아니라 스킨케어 제품 같다. 문제는 건강한 피부에는 정말 좋은데 입 주위 등 각질 있는 곳은 잘 안 덮어진다. 워낙 가벼워 피부가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다. 얇게 발려 처음엔 좋은데 금방 날아가 버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덜어 쓰기 불편한 게 큰 단점이다.

정=맞다. 스킨케어 바르는 듯한 느낌이다. 그런데 코끝이나 입 주위 건조한 부분에는 밀착이 안 되고 뜨는 느낌이다. 또 스펀지를 사용하니 엄청나게 많이 쓰게 되더라. 건조한 곳에 자꾸 덧바르게 된다.

영주=처음 뚜껑을 열고 한참 헤맸다. 잘못 연 줄 알았다. 근데 그냥 부어 쓰는 거더라. 묽은데 용기까지 이렇게 돼 있으니 확 쏟기도 했다.

제형 자체도 보기엔 좀 끈적한 느낌인데 바르자마자 확 매트해지더라.

소엽=음, 난 정반대던데. 손으로 발랐을 땐 세 제품 다 괜찮았다. 하지만 스펀지를 쓰니 차이가 확 났다. 맥이 뭉치고 겉도는 반면 에스티 로더는 굉장히 편했다. 제일 자연스러운 광택이 났다. 양도 적게 쓸 수 있었다. 다른 제품은 펌프식이라 한번 눌렀을 때 나오는 양만큼 다 써야 한다. 하지만 에스티 로더는 스펀지로 입구를 막고 거꾸로 뒤집는 식으로 양 조절을 할 수 있다. 적은 양으로도 얼굴 전체가 자연스럽게 표현되더라. 처음엔 살짝 붉은빛이 돌아 걱정했는데 눈 화장하는 사이에 내 피부톤과 맞게 자연스럽게 윤기가 돌았다. 또 무엇보다 커버력보다 건강한 피부톤을 중시하는 내게 잘 맞는다. 에스티 로더는 갈색병 이미지 때문인지 엄마 화장품 같은 좀 올드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걸 써 보고 인상이 확 바뀌었다.

민희=처음 바를 땐 촉촉했는데 갈수록 매트해지더라. 보통 시간이 지나면 번들거리는데 하루 종일 뽀송한 느낌이 지속됐다. 반면 맥은 조금 번들거린다. 여름엔 에스티 로더, 겨울엔 맥을 쓰면 좋을 것 같다.

촉촉한 미네랄 성분의 맥

민희 “에센스 바른 듯 촉촉, 모공·주름 커버도 잘돼” 경희 “손 많이 가는 전문가용 … 초보자 쓰기엔 힘들 수도”

정=커버력이 제일 좋아 모공을 잘 가려 준다. 그리고 내 피부가 건조해서인지 촉촉해 맘에 들었다. 건성피부엔 맥이 가장 편한 것 같다.

경희=처음 발랐을 땐 조금 하얗게 들뜬 느낌이 있었다. 커버력은 굉장히 좋았지만. 그런데 바르고 3~4시간 지난 뒤에 보니 피부가 좋더라. 유지력이 좋다는 거다. 바를 땐 조금 무거운가 싶은데 시간이 지나면 피부와 잘 어우러지는 것 같다.

민희=전에 맥을 써 봤다. 지금 제품은 그전보다 확실히 업그레이드됐다. 바르자마자 우와 하고 감탄했다. 쫙쫙 발렸다. 에센스가 섞여 있는 것처럼 촉촉했다. 평소 에스티 로더나 디올 같은 매트한 느낌을 선호하지 않는다. ‘물광’ 피부를 선호해 맥을 골랐다. 또 묽어서 손으로 펴 바를 때 모공이나 눈가 주름도 꼼꼼하게 잘 커버되더라.

소엽=맥은 전문가용이라 자신의 피부 타입을 제대로 알고 맞춰 써야 할 것 같다. 전문가가 많이 쓰는 브랜드라고 대충 인터넷에서 산 사람 중에 실패가 많다. 매장에서 전문가 도움을 받고 골라야 하고, 사용방법도 잘 알아야 한다. 똑같은 제품인데도 내가 쓸 때는 뭉치고 떴는데,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해 주니 도자기 피부가 되더라. 전문가는 계속 두드리더라.

경희=화장을 좀 해 본 사람이 쓰면 좋을 것 같다. 커버를 완벽하게 하고 싶을 때도 좋다. 모공이나 입 옆 각질도 깨끗하게 눌러 주는 느낌이다. 그런데 손이 많이 간다. 그래서 초보자가 쓰기에 힘든 거다. 초보자는 대충 한 번 쓱쓱 바르는데 그러면 효과를 제대로 보기 어렵다. 하지만 제대로만 하면 완벽한 피부 표현이 된다.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려면 소량만 발라야 한다. 처음엔 다른 두 제품과 똑같은 양을 발랐더니 얼굴이 허옇더라. 그래서 절반만 발랐더니 커버도 되고 자연스러웠다.

민희=케이스는 별로다. 뚜껑이 없어 제품 나오는 구멍 주위에 파운데이션이 굳는다.

색감 좋은 디올

영주 “색감 좋아 … 화장 해서가 아니라 피부가 좋아지는 느낌”
민희 “평소 물광 피부 선호해 매트한 느낌 별로”

영주=바르는 순간 바로 이거야, 했다. 놀랐다. 잘 발라져 피부에 착 밀착되는 데다 바르고 난 뒤 피부톤이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맥은 발랐을 때 내 피부톤보다 한 톤 더 밝아지는 느낌, 다시 말해 피부가 좀 하얗게 되는데 디올은 원래 내 피부색을 살리면서 맑아졌다. 화장한 게 아니라 피부 자체가 좋아진 느낌이라고나 할까. 두껍고 무거운 느낌을 싫어하는데 이건 안 바른 듯하면서 피부톤은 화사하게 정리되더라. 하지만 커버력은 세 제품 중 가장 떨어졌다.

경희=에스티 로더보다 커버력이 더 나은 것 같던데. 평소 파운데이션 바를 때 눈 밑 부분을 가장 신경 쓴다. 약간 오돌토돌 튀어나온 데가 뜨지 않고 색깔이 잘 어우러지는 게 중요하다. 목과 경계선도 없어야 하고. 이런 컬러감 등을 감안할 때 디올이 가장 좋았다. 또 원래 피부톤이 약간 노란데 디올에서 제안한 대로 핑크톤을 썼더니 얼굴색이 오히려 중화되며 안정감 있게 표현됐다. 색조화장을 하기에 좋은 피부톤이 됐다. 디올에서는 이렇게 피부톤과 상반된 색을 추천해 준다. 이런 방식이 한국시장에 딱 맞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래서 썼을 때 누구나 대체로 무난한 느낌을 받는 게 아닐까. 용기도 가장 편하다. 양 조절이 쉽다.

정=맞다. 바른 뒤 피부톤은 가장 좋았다. 향도 참 좋더라.

혜영=나도 붉은 편이라 노란빛 도는 걸로 썼다. 색감이 정말 좋다.

영주=나는 노란 기가 있어 붉은빛 도는 제품을 썼는데 얼굴에 혈색이 화사하게 도는 것처럼 좋았다.

소엽=디올은 에스티 로더와 맥의 중간 느낌이다. 메이크업 전문가는 파운데이션 두어 개를 섞어 쓰지 않나. 맥과 에스티 로더를 섞으면 딱 디올이 나올 것 같다.

민희=처음엔 촉촉하게 발리지만 시간이 지나니 수분은 사라지고 오히려 매트해졌다. 평소 촉촉한 느낌의 물광 피부를 선호하는 터라 이런 푸석해보이는 느낌이 별로 좋지 않았다.

전문가가 말하는 리퀴드 파운데이션 잘 바르는 팁
"BB처럼 가볍게 바르려면 스펀지 대신 손을 쓰세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수경(뷰티숍 순수·사진) 대표는 “올가을 피부표현용 화장품 가운데 리퀴드(액체형) 파운데이션이 각광받고 있다”며 “요즘 유행하는 투명하고 깨끗해 보이는 피부 표현에 유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리퀴드 파운데이션은 구식 느낌이 강했다. 젊은 여성은 커버력이 좀 떨어져도 ‘생얼’ 표현을 위해 BB크림을 썼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흐름이 달라졌다. BB크림 같은 리퀴드 파운데이션, 다시 말해 가볍게 발리고 끈적이지 않는 제품이 잇따라 나오면서부터다. 커버력에다 본인 피부색에 맞는 색상을 고를 수 있다는 리퀴드 파운데이션 고유의 장점은 그대로라 젊은층도 파운데이션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거다.

 수경 대표는 “스펀지 대신 손이나 브러시로 파운데이션을 바르라”고 조언했다. 오일·수분 성분은 스펀지에 다 흡수되고 색을 내는 성분만 피부에 바르게 돼 텁텁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손가락을 사용하면 체온이 파운데이션을 녹여 피부에 더 얇게 바를 수 있어 훨씬 자연스러운 피부표현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은콩 절반 정도 양이면 얼굴 전체를 바르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색상은 어떻게 선택할까. 수경 대표는 “얼굴이 어두운 톤이라면 노란색이 가미된 파운데이션을 고르라”며 “피부가 밝으면 다 잘 어울리지만 화사한 느낌을 주고 싶다면 핑크톤이 살짝 도는 것을 고르면 된다”고 말했다. 또 “피부색이 유난히 어둡고 노랗다면 핑크톤 도는 프라이머를 미리 사용하라”고 덧붙였다.

 밝기는 목 색깔보다 밝아야 한다. 그는 “양쪽 눈썹 끝과 턱을 이은 역삼각형 모양 부위인 V존은 목보다 2톤 밝은 색으로, 나머지 부위는 목보다 1톤 밝은 색을 사용하면 맞다”고 말했다. 파운데이션을 하나만 사용할 때는 목보다 1톤 밝은 색을 얼굴 전체에 고루 펴바르고 얼굴 중앙의 V존에 한번 더 덧바른다. 그러면 얼굴 코와 턱끝, 광대뼈 부위가 통통하게 올라와 보이는 볼륨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윤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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