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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졸업생의 취직전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문교부 집계에 의하면 대학졸업생의 취직률은 점차로 좋아지고 있다 한다. 60년도에는 대학졸업생의 46.7%만이 취직한데 비하여 69년도는 69%가 취업하였고, 70년초 졸업생은 72.1%가 취직하여 취직률이 늘어나고 있다한다. 71년2월에 졸업할 졸업예정자들의 취직률은 아직도 예측할 수 없다.
본사가 집계한 바로는 4일 현재 공개경쟁 시험이나 추천과 필답이 끝난 29개 업체에 1천3백35명의 취직이 확정되었는데, 서울대가 2백81명, 연세대가 2백26명, 고려대가 2백11명이며80여개의 군소 대학 출신은 30여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로 볼 때, 서울대와 연세대·고려대·성대·한양대 등의 취직률이 높아져 서울대와의 격차가 줄어든 것이 현저하여 학교차를 줄인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이에 반하여 서울과 지방대학간의 취직률의 격차가 현저하여 교육에서의 중앙집중이 아직도 해소되지 못한 느낌이 많다.
사실이지, 대학을 졸업한다고 해서 곧 취직되는 것이 아니다. 각 기업체의 취직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는 군복무를 필한 자에 한정되고 있어 사실상의 취직경쟁은 그렇게 높지 않다고 할 것이다.
문교부가 발표한 취직 통계에는 군 입대자를 포함하고 있기에, 사실상의 공개시험 취직자는 작년의 경우, 38개 업체에 1천7백55명밖에 되지 않았었다. 작년에는 5천5백28명이 군에 입대하거나 진학하였고, 진정한 취직률은 50% 정도가 아닐까 생각된다.
작년의 경우, 수산 및 해양계 졸업생의 취직률이 93.7%로 가장 높았고, 사범계 91.1%, 공학계 78%, 의약학계 77.9%, 농림학계 75.6% 등이었는데 비하여, 예술학계 49.6%, 이학계 53.8%, 체육학계 58.9%, 인문과학계 60.1% 등이 낮은 취업률을 보이고 있고, 법률 계통의 취업률이 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통계를 보면 직업대학의 취직률이 높은 대신에, 인문·사회과학계의 순수 학문계의 대학생 취직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교육이 취직준비 교육이 아닌 이상 취직률에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이나, 대학에서 배운 지식이 유효하게 발휘될 수 있는 기회는 졸업생들에게 주어져야 할 것이다. 취직을 위주로 생각할 것 같으면, 이공계 대학이나 경상계 대학 등에서는 직장에 나가 실무를 수습하게 하는「인턴」과정을 이수하게 해야 할 것이오, 현장에서 산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날 직업대학이 늘어나는 것은 좋으나 직업고등학교 졸업생들이 할 수 있는 일을 대학 졸업생이 처리하는 낭비가 행해지고 있지나 않는지 우려된다.
인문계 대학의 취직률이 낮은 것은 부득이한 것으로 보이나, 학문연구 기관 등의 증설로 이들을 흡수할 것이요, 교직과목의 이수 등으로 교직으로의 전환도 권장해 보아야 할 것이다. 중등교원이 부족한데도 교원에 대한 유인체계가 확립되지 않았기에 교직을 꺼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법과 졸업생의 취업률이 낮은 것은 많은 학생들이 사법시험 준비를 위하여 공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법과계 졸업생들을 위해서도 법과대학의 직업대학화 요망되며 수학기간을 연장해서라도 졸업 후 국가시험을 거쳐 일반 법조인의 자격을 주는 것이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성대·한양대 등의 취직률이 비슷한 것은 정원이 비슷하고 학교마다 이공·경상·의예 등 대학을 가지고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같은 정원을 가진 지방대학 등의 취직률이 낮은 것은 지역적 격차의 해소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금년에는 한전·신진·한진·충비·호비·한국화약 등의 입사시험이 없어 취직의 문이 좁아지고 있는 감이 불무한데, 정부관리 기업체와 대기업들은 금년도 졸업예정자에게도 문호를 개방해 주어야 할 것이다. 정부도 금년도 졸업예정자들의 취업확대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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