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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동에 북서울미술관, 서울시 건축 대상도 받아 …강북 지역 랜드마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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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이 24일 개관했다. 아파트 및 학원이 밀집돼 있어 ‘강북의 대치동’이라고도 불리는 노원구 중계동에 들어섰다. [사진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미술관은 전철역 인근, 아파트촌에 둘러싸여 있었다. 근린공원 산책로를 따라 계단을 올라가면 미술관의 옥상정원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언덕을 닮은 이 미술관에선 아파트숲 너머 수락산·불암산이 보였다.

 서울 중계동 등나무근린공원 내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이 24일 개관했다. 5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상 3층, 지하 3층 연면적 1만7113㎡(5176평) 규모로 조성됐다. 건립예산은 431억원, 이 중 국비가 121억원, 시비가 310억원 들어갔다.

 자연 채광이 깃드는 전시장 들머리 높은 천정엔 색색의 비닐봉지로 만든 조각품(이병찬씨 작품)이 관객을 맞고, 지하 어린이 갤러리엔 숭례문을 모티브로 한 백남준의 미디어 설치작품 ‘시장’이 색동옷과 어린이옷, 속옷 등을 정감 있게 진열한 채 어린이 관객을 맞는다.

 주전시장은 김태호·김주현·김기라 등 지금 활동하는 미술가들의 작품으로 시작해 김인승·김환기 등 근대미술, 이우환·박서보의 단색화, 오윤·신학철의 민중미술 등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일별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북서울 미술관은 두 개의 대형 전시장과 두 개의 사진갤러리, 어린이갤러리, 커뮤니티 전시실 등을 갖췄다. 특히 수장고는 기존 서소문 본관의 두 배 가까운 2314㎡(700평)으로, 미술관은 본관의 소장품 3663점을 순차적으로 북서울 미술관으로 옮길 계획이다.

 개관전은 세 개의 소장품전으로 구성했다. 한국 현대미술의 과거·현재·미래를 조망하는 ‘장면의 재구성’, 서울을 주제로 한 사진전 ‘서울풍경’, 어린이 갤러리의 현대미술전인 ‘아이러브 서울’ 등이다. 총 140여 점이 연말까지 전시되는데, 서울시립미술관이 그간 보여준 중 최대 규모의 소장품전이다.

 북서울미술관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남현동 남서울미술관, 새문안길 경희궁 분관에 이은 네 번째 시립미술관이다.

 서울시립미술관 김홍희 관장은 “서소문 본관은 세계적 미술관으로의 도약을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 중심지, 남서울 미술관은 공예·디자인 전용 생활 미술관으로, 신축 북서울미술관은 시민과 호흡하는 공공미술 컴플렉스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서울미술관장엔 최승훈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부장이 임명됐다. 그는 “상대적으로 문화 시설이 부족한 동북부 지역의 거점 미술관으로, 다양한 커뮤니티 아트 프로그램을 구상중이다. 서울시교육청과 MOU를 맺고 어린이 미술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존재를 과시하지 않고 주변 경관에 자연스럽게 묻어 들어간 이 미술관은 최근 서울시 건축상 대상을 받았다.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한종률(57) 부사장 설계로 그는 2003년 서소문 서울시립미술관으로도 서울시 건축상 금상을 받은 바 있다.

 서울 소격동 국군기무사령부 부지에 들어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도 11월에 개관한다. 서울 강북의 미술 랜드마크가 늘어난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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