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여부의 후유 몰고 온|농구「드래프트·시스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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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올부터 실시하게된 여자농구의「드래프트·시스템」은 많은 후유 증읕 예상케 한바 있으나 이곳 지방에서는 벌써부터 구체적으로 나타나 농구 부 존속자체마저 흔들리게 하고있다.
1주일 전 광주 수피아 여고가 제1차로「팀」을 해체한데 이어 이번에는 이곳 기전여고와 왕신 여고 마저「팀」해체위기에 봉착, 존속에의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드래프트·시스템」에 의한 지방농구「팀」의 타격은 한마디로 선수들이 실업「팀」에로 진출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데 있다.
작년만 해도 10여명이 소화됐었는데 이번의 경우 총 34명중에서 지방학교출신이 7분의1에 불과한 5명뿐. 그러치 않아도 지난 전국체전기간 중 전국여고 농구감독자회의에서 지방농구감독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같은 사태발생을 경고한 바 있었으나 아무런 특별배려는 마련되지 않았다.
여하간 이 때문에 왕 신 여고에서는 농구 부의 존폐를 걸고 교장과 체육교사 등이 계속해서 취업교섭을 벌이고 있으나 성과가 없어 허탈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한편 전주기전여고에서도 조세환 교장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끈질기게「팀」을 육성해왔는데 이번에도 임형수 교사 등을 파견, 내년 졸업예정인 5명의 선수들을 위해 취업교섭을 벌이고 있으나 전부허사로 그치고 있다고.
기전 여중·고교는 모두 37명의 선수들에게 3년간 학비를 전액 면제해주었고 매일 3시간씩 훈련, 게다가 방학 때(연 2회) 합숙훈련까지 시켜온 열성파 학교였다.
학교방침에 따라 열심히 운동해도 소용이 없다는 실의를 어린 선수들에게 남겨주지 않도록 어떤 뒷받침이 마련되지 않을 것인지 이곳 농구학생들은 몹시 궁금해하고 있다. <이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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