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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풀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지난 10월1일에 실시한「센서스」결과 남한의 총인구가 3천1백46만명이 넘는다는게 드러났다. 세계 제19위. 국력은 인구의 크기에 좌우된다는 것은 옛말, 별로 반가운 일은 아니다.
이번「센서스」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인구증가율은 1.92%로 되어있다. 세계에서 가장 증가율이 높은 곳은「쿠웨이트」의 8.2%, 제일 낮은 곳은 「오스트리아」의 0.5%. 저 개발국일수록 증가율은 높은 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도 인구상으로는 이제 중진국에 끼게 되었다고나 할까.
다행스러운 것은 연평균 증가율이 10년전에 비해서는 0.8%, 그리고 4년전 추계에 비해서는 0.38%나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인구학상으로는 우리도 그만큼 근대화에의 길에서 뜀박질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밀도를 따진다면 역시 딱한 얘기이다. 화란난·「벨기에」·자유중국 다음으로 세계 제4위의 높은 인구밀도를 갖고 있으니 말이다.
인구의 증가는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하다.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출산율이 높아지고 의학의 보급으로 사망율은 낮아지고 평균수명은 길어지고…. 이래서 온 세계를 통하여 인구의 폭발이 가강 심각한 문제로 되어있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되는데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밖에 늘어나지 않는다는「맬더슨」의 제언이 요새처럼 심각하게 들리는 때도 없는 것이다. 더욱 크게 문제되는 것은 지역별 인구의 증가가 고르지 못하다는데 있다. 이번「센서스」에서 보면 예컨대 전북에서는 인구의 절대수가 5.4%나 줄어들었는데 비겨, 면적으로는 전국의 1% 밖에 안되는 서울의 인구가 17.5%나 되고, 해마다 12.5%씩 늘어나고 있다.
이것은 인구의 도시집중 현상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근대화 과정에서 특히 심하게 나타나게 마련이라고 사회학자들은 보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도시가 반드시 살기 좋다고 해서만 인구가 몰리고 있는게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대도시의 이상 비대화는 어쩔 수 없이 도시 편중정책을 쓰게 하고, 이것이 더욱 농촌의 낙차를 더하게 만들고, 이래서 더욱 농촌인구는 감퇴되게 마련일 것이다.
인구「센서스」의 최종적인 분석에는 아직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 한다. 이에 맞춰서 여러 가지 정책도 바꿔져야할 것은 물론이다. 새삼 정치가들에게 요구되는 거시적인 「비젼」이 아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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