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릴 수 없는 조류 단순 다수|유엔과 북평정권<뉴요크·타임스=헨리·태너 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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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편집자주=뉴요크·타임스 지의 유엔 주재수석특파원 헨리·태너 기자는 22일자 뉴요크·타임스 지에 『유엔과 북평정권』이란 제하에 중공 가입안 표결결과를 분석했다. 태너 기자는 유엔 주재기자단에서 노련한 중국문제 통으로 손꼽히고있다.
유에 총회는 지난주 중공의 유엔가입과 중화민국의 축출을 요구하는 알바니아 결의안을 처음으로 51대49의 단순다수 표로 지지함으로써 유엔 은 하나의 분수 계를 이룩했을지 모른다.
물론 이 표결은 아무런 즉각적인 실제 결과를 가져오진 않았다.
중공 가입안 표결이 있기 직전에 총회는 중공의 유엔 가입을 중요사항지정으로 규정하는 미국 주도하의 다년간 낮 익어 온 결의안을 다시 한번 통과시켰었다.
그러나 수 개국 대표들이 발언한바와 같이『절박한 재앙의 징조는 이제 명백하다. 이번 표결은 전반적인 추세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이곳에서는 일반적으로 생각되고 있다. 일부 외교관들은 내년에 가서는 찬반의 추세가 중공에 압도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믿고 있다.
이것은 유엔 내부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었다. 본국으로부터 명백한 훈영을 받지 않고 그들 자신의 일시적인 기분에 빠진 대표들은 아무도 없었다. 이것은 각기 본국정부의 입장을 반영시킨 투표였으며 대체적인 세계의 현실을 반영시킨 투표였다. 중공의 유엔 가입결의안표결에서 기권으로부터 찬성으로 방향을 전환시킨 나라들은 각기 그들대로의 강력한 이유가 있었다.
예를 들어 캐나다 이탈리아 그리고 적도 기니 같은 나라들은 지난 몇주 동안 중공정권과 외교관계를 개설한 나라들이며 오스트리아와 칠레는 멀지 않은 장래에 외교관계를 개설할 눈치를 보인 나라다.
그렇기 때문에 우연한 일도 아니고 이러한 경향이 역전될 것 같지도 않다. 앞으로 1년 동안 중공을 승인하는 나라들이 더욱 불어나게 될 것이고 그들의 대부분은 중공의 유엔가입에 찬표를 던질 것이다.
더우기 3분의2를 요하는 중요사항지정결의안은 미국이 내년에 다시 제안한다면 이 안의 지지표는 무너질지도 모른다.
영국·캐나다·이탈리아·오스트리아 등 중공의 유엔 가입안에 찬표를 던진 4개국은 3분의2의 찬성을 요하는 중요사항지정결의안에도 찬표를 던졌다. 이것은 중공의 가입이 절대다수의 지지아래 이뤄져야 할 매우 중요한 사실이라는 것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캐나다를 포함한 몇 개국들은 3분의2안 이 다수의 의사를 좌절시키려는 의회제도의 술수에 불과하다는 확신을 갖게된다면 이 안에 대한 지지를 계속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표명했다.
결의안이 표결된 뒤『새로운 상황을 재검토하겠다』고 시사한 미국은 내년 총회에서도 금년처럼 중요 사항 결의안을 들고나올 것인지를 결정짓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또 한가지 미국정부로서 검토해야할 근본적인 문제는 중공의 유엔 가입이 불가피하다하더라도 중화민국의 축출을 어떻게 물리 칠 것이냐 에 있다.
미국대표단은 금년 들어 처음으로 자유중국의 대표권을 그대로 유지하고싶다는 희망을 밝히는데 주력해 왔으며 중공가입의 반대에는 별로 말이 없었다. 1천4백만 인구의 자유중국 의석을 유엔에 그대로 유지하고 싶다는 미국의 희망은 여러 나라의 동조를 얻고있다.
중공의 가입지지를 보류해오던 나라들 중에서 자유중국만 축출하지 않는다면 중공의 유엔 가입을 기꺼이 지지하겠다고 천명한 나라들이 더러 있었다. 그러나 중공과 자유중국문제를 함께 묶은 알바니아 안에서는 자중중국이 유엔 에 남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곳의 지배적인 생각은 만약 미국이 두개의 중국 정책을 들고 나왔다 하더라도 성공할 가능성은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많은 회원국들이 중국은 하나밖에 없으며 북평정권이 합법적인 중국대표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면 하나의 중국, 하나의 대만 안은 어떠한가.
또 자유중국과 북평정권사이에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자유중국을 축출하지 않는 한 개의 중국, 두개의 정권」 논은 어떠할 것인가.
유엔에서 자유중국에 대한 중공의 무력행사 또는 중공에 대한 자유중국의 무력행사를 배제한 해결안은 분명히 다수의 지지를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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