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첫 난관 극복…「일사불란」할진 두고 봐야

<해설>
연기와 개최로 당론이 엎치락뒤치락해왔던 신민당의 정기전당대회문제는 열쇠를 쥐고있던 김대중 후보가 제시한 절충안이 받아 들여져 내년 국회의원선거 이후로 연기키로 하고 일단락 됐다.
바로 주류·비주류간의 당권경쟁인 전당대회 시비는 내년선거를 당의 일사불란한 단결을 통해 치러야할 김대중 후보의 입장에선 매우 달갑지 않은 일이었다.
이에 김 후보는 『대회를 열면 당권싸움이 있을 것이고 당권경쟁이 벌어지면 선거를 원만하게 치를 수 없다』는 판단아래 유진산 당수를 비롯한 당내 주류·비주류사람들과 접촉을 계속하면서 당이 혼란에 빠지지 않을 절충안을 모색해왔었다.
양일동(주류) 홍익표(비주류) 윤제술(중도) 고흥문(주류) 김응주(비주류) 김원만(비주류) 씨 등 당내 각파의 핵심간부들과 19일 저녁 시내 「앰배서더·호텔」에서 마지막 절충을 시도한 김대중 후보는 만장일치의 찬성을 얻어 정기전당대회를 내년 총선 이후로 연기한다는데 성공했다.
김 후보가 이날 각파 실력자들에게 제시한 절충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당수를 제외한 모든 당 기구의 기능을 정지시키고 ②당수와 후보가 협의하여 인선할 선거대책위가 총선 때까지 모든 당무를 처리한다는 것이 골자.
이 회의에 참석했던 비주류사람은 『앞으로 구성될 선거대책위는 주류·비주류가 반반씩 참석한다는 조건아래 김 후보의 절충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비주류는 유 당수·김 후보와 더불어 앞으로 일체의 당무를 처리할 선거대책위 참여뿐 아니라 국회의원 공천문제에도 상당한 보장을 받았으리라는 추측을 낳고있다.
어쨌든 김 후보는 내년선거를 앞두고 가장 어려운 난관을 극복한 셈이다.
곧 소집될 중앙상무위에서도 이 같은 절충안이 채택될 것이 확실하지만 이재형·정일형·이철승씨 등 비주류사람들은 19일 저녁 별도로 모임을 갖고 정기전당대회강행과 집단 지도제로의 당헌개정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들의 참모는 연기에 합의하고, 보스들은 기정방침을 확인한 것은 김 후보가 주류쪽에 밀착되는 것을 견제하려는 제동력을 계속 확보하려는 뜻인 것 같다.
비주류쪽의 이 같은 전략으로 미루어 김 후보가 배수의 진을 치고 내놓은 절충안대로 당이 운영된다 하더라도 과연 신민당이 일사불란한 단결을 통해 내년 양대 선거를 치를 수 있을까에는 의문이 남아있다. <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