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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포항, 겨우 지킨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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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고무열

“지금 1위가 무슨 1위입니까.” 황선홍(45)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22일 포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K리그 클래식 29라운드를 1-1로 마치고 기자회견장에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포항은 승점 1점을 추가하며 K리그 클래식(1부리그) 1위를 지켰다. 하지만 너무도 불안하다. “선두 경쟁은 끝까지 가봐야 알 것 같다”는 황 감독의 말은 결코 엄살이 아니다.

 포항은 15승8무6패로 승점 53점이다. 그 뒤로 울산 현대(15승7무6패), 전북 현대(15승7무7패·이상 52점), FC 서울(14승8무6패·50점)이 추격하고 있다. 울산과 서울이 포항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다는 걸 감안하면 1위부터 4위까지 반 발자국 차이도 나지 않는 셈이다.

 말 그대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대혼전이다. 앞으로 팀마다 9~10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더구나 스플릿시스템으로 상위권 맞대결이 이어져 순위 변동 가능성이 크다. 이날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에서 1-1로 비긴 5위 수원 삼성도 승점 45점이지만, 남은 경기에서 연승 행진을 하면 금세 선두권을 넘볼 수 있다.

 울산과 경기를 앞두고 황 감독은 “직접 경기장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공격진이 부족하다는 걸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포항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 한 명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 여기에 공격의 실마리를 풀던 미드필더 황진성(29)까지 십자인대를 다쳐 전력에서 제외됐다. 대대적으로 선수를 영입해 후반기로 갈수록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경쟁 구단 울산과 전북이 부러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포항은 울산과의 경기에서 전반 내내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전반 35분 울산의 철퇴 한 방에 선제골을 내줬다. 프리킥 상황에서 장신 공격수 김신욱(25·1m96㎝)의 헤딩 패스를 받은 하피냐(26)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전반 44분 고무열(23)이 동점골을 넣지 않았다면 1위 자리를 뺏길 뻔했다.

포항=김민규 기자

◆프로축구 전적(22일)
▶수원 1-1 인천 ▶포항 1-1 울산
▶고무열 경남 3-0 대구 ▶전남 2-2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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