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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대면 사표 쓰겠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국토 통일원은 이달 안으로 각 도청 소재지에서 열기로 한 통일 문제 좌담회의 타이밍 때문에 꽤 고심하고 있다.
원래는 통일원 고문관 연구 위원으로 「팀」을 짜, 강연회를 계획했는데 내년 선거를 앞두고 통일 문제를 깊게 다루지 않는게 좋겠다는 것이 여야당의 분위기이기 때문에 좌담회로 바꿨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지금 안보 문제로 정국이 굳어진 판에 좌담회를 갖는다는 것은 공화당의 사랑방 좌담회 같은 인상을 준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소리도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겠다는 것이 통일원의 고충.
선거를 앞두고 여론국을 부활한 공화당은 오는 26일부터 닷새간 전국적인 여론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전국에서 4천여명의 표본을 잡아 실시할 여론 조사는 40여개의 설문을 통해 신민당의 유세와 함께 문젯점으로 부각한 예비군 문제, 「대중 경제론」이 미친 영향 등 전반적인 민심의 동태를 알아 볼 것이라고.
비당원인 여자 면접원들을 쓰고 가정의 「오피니언·리더」인 남자 유권자에 중점을 둔 이번 조사는 득표 전략, 공약 준비의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고 공화당 사람들은 기대하고 있다.
공청 시기가 가까워지자 공화당의 몇몇 지구당에서는 현역 의원끼리의 경합 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용인-안성에 서상린·신동준 의원이, 성주-칠곡에 송한철·신동욱 의원이 한 신발에 두발을 넣듯이 발을 내딪고 있으며, 분구를 전제로 했던 이리-익산의 김성철·박노선 의원 사이도 심상치 않은 듯. 이밖에 광주-이천과 포천-가평-합천 등 선거구 분구가 예상되는 곳에도 연고를 가진 의원들이 부지런히 드나들고 있다.
이들이 모두 지역구 출신과 전국구 출신간의 경쟁이란 점에서 어떤 의원은 『전국구를 없애야 살겠다』는 푸념을 하기도 했는데 중앙당의 신광순 조직 부장은 『현역 의원간의 경합구는 쉽게 조정될 수 있지만 오히려 원내외의 대결 지구 중에 골치 아픈게 많다』고 했다.
『증거를 대주시오. 그것이 증명되면 이 자리에서 사표를 쓰겠읍니다.』-온화하기만 하던 남덕우 재무장관은 16일 국회 재경위 예산 심의에서 그답지 않게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산은 출자금은 심의하면서 신민당의 고여문 의원이 『김대중 후보 강연회가 있던 14일 하오에 재무부는 토요일인데도 불구하고 각 시중 은행 업무 감사를 한다고 은행원을 특근 시켰다』고 주장하면서 『증거를 대라면 대겠으며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맹세할 수 있다』 고 남 장관을 추궁했던 것.
남 장관은 『오히려 야당이 역선전에 쓸까봐 그런 일 해서는 안 된다고 차관에게 주의를 준 일이 있다』고 했으나 고 의원은 『3일 안으로 증거를 대겠다고』고 맞서 한동안 옥신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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