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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지 않은 몸이니 만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구경을 하러갑니다-』15일 방미 길에 오르는 김종필 전 공화당 의장은 『바쁘지 않은 몸으로 만유를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면서 그의 외유 목적을 얼버무렸다.
김씨는 14일 청구동 자택에 찾아온 사람들에게 『이번 방미 중에는 미국 내 몇 대학에서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좌담회나 몇 차례 가져 볼 생각』이라면서 돌아오는 길에 시간이 나면 구주를 둘러보겠다고.
2년만에 방미하는 김씨는 13일 유엔 총회 참가 차 떠난 김동환 윤천주 두 의원과의 합류설에 대해서는 『선발대로 떠난 모양이지?』라고 웃음으로 받아 넘겼다.
공화당은 신민당 김대중 후보의 강연을 정식으로 사전 선거 운동으로 문제 삼고 있지는 않지만 문제화 할 경우에도 대비해서 문제 발언을 모두 분류 수집해 두고 있다.
정무 담당 무임소장관실에서 분석하여 소속 의원들에 배포한 자료에 의하면 대전·부산·인천·광주 네 곳에서 만도 1백9건의 사전 운동 발언을 했다고 발언 내용과 그 발언이 위법임을 설명한 선거법 조문 및 중앙 선관위법해서도 수록.
연사별로 보면 김 후보가 69회, 유진산 당수 14회, 김영삼 의원 10회, 이철승씨 16회로 돼 있으며 문제 발언 중 가장 많은 것은 『내가 대통령이 되면…』, 『신민당이 집권하면…』식의 얘기라고.
신민당은 14일 하오 1시 효창운동장에서 연 강연회에 앞서 중앙당사에서 강연장까지 소속 국회 의원과 정무위원들의 자동차 40여대를 동원, 「카·퍼레이드」를 벌였다.
유진산 대표와 김대중 후보는 같은 차에 타고 12시 안국동 당사를 떠나 태평로·남대문 등 중심가를 누볐다.
이에 앞서 소속 의원들은 연설회를 알리기 위해 13일과 14일 이틀동안 명동 입구 등 시내 요소에 나가 민주 전선호외 형식의 유세 고지 전단 40여만장을 뿌리기도 했다.
서울 유세 경비로 서울시 당은 2백만원을, 서울 출신 의원 11명은 각각 10만원씩을 내놓아 가장 많은 경비를 썼다.
공화당이 원내 총무단의 연락 책임 자격인 부총무 1명을 빼고는 당이나 국회 간부들을 예결 위원에 넣지 않는다는 관례를 깨고 이번 예결 위원을 강「팀」으로 짠것은 야당과 한차례 맞붙을 것에 대비한 것이라는 평들.
13일 구성된 공화당 예결 위원 22명 중에는 현직 당무 위원 2명, 부총무 2명에 당 대변인과 당기 위원장까지 포함된 데다 전직 당무 위원과 상임 위원장이 5명이나 늘어 있는 「중량급」.
김창근 대변인과 송한철 사무차장 같은 이는 『이래서야 성원이 잘 되겠느냐』면서도 『야당과 한판 할 각오가 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한 것 아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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