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내년 초 이연 경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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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기업가들은 긴축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올해 4·4분기로 예정했던 설비투자를 내년 상반기로 이연하는 경향을 나타냈는데 경영합리화의 요청 때문에 내년 1·4분기에는 기술혁신 및 새 상품 생산을 위한 투자를 상당히 증대할 계획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8백 개 주요 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가의 단기경제예측」에 의하면 기업가들은 당초 4·4분기에 생산활동 증가와 긴축완화를 기대했으나 정부의 지속적 긴축시책 때문에 생산·판매·설비투자 등에 대한 증가의욕이 크게 저상 된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는 3·4분기의 실적에 미치지 못하고 금융기관차입 및 사채 구득 역시 전망이 밝지 못한 것으로 지적돼 있다.
한편 내년 l·4분기의 경제전망은 계절적 요인 때문에 생산·판매·수출 등이 4·4분기보다 떨어지나 설비투자의욕은 오히려 강세를 보였는데 투자내용은 기술혁신·신규품목생산을 위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어 기업이 긴축여파의 극복을 위해 경영합리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설비투자 동향을 보면 70년 하반기 설비투자규모는 광공업이 상반기 대비 7·8%증가에 그친 데 비해 내년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비 58.5%의 큰 증가를 예상하고 있어 기업 마인드의 이연 현상을 보였다.
반면 건설업은 70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계속 투자규모가 감소하며 운수업은 70년 하반기에 1백12%의 높은 투자 증가를 보였다가 내년 상반기에는 다시 떨어질 것으로 나타나 그간의 경제정세변화를 반영했다.
이 조사에 의하면 특히 긴축정책에 대응하여 기업가들이 투자계획을 연기(24.8%)하는 한편 사채로 자금부족을 해결(24%)하고 있는 점이 두드러졌고 일부에서는 조업단축(11.1%) 및 투자계획 취소(6.5%) 등의 다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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