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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대표 "소문 불과한데 이럴 순 없어" … 박근혜 대통령 "채 총장 너무 안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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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가운데)과 박준우 정무수석(오른쪽 둘째)이 16일 오후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3자회담이 열리는 사랑재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 둘째는 이정현 홍보수석, 오른쪽은 김행 대변인.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러시아·베트남 순방 결과 설명과 여야 대표와의 3자회담을 위해 국회를 방문했다. [뉴스1]

▶김한길 민주당 대표=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채동욱 총장을 압박해서 사퇴시키려 했다는 주장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

 ▶김 대표=채 총장에 대한 사상 초유의 방식으로 몰아내기, 이 부분에 대해 법무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 등 관계자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박 대통령=지금 법무장관이 한 것은 장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다. 채 총장이 언론으로부터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고, 그 의혹들을 밝히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마당에 법무장관이 감찰권을 행사한 것은 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고, 진실을 밝히자는 차원에서 잘한 일이다. 채 총장의 의혹으로 검찰의 신뢰가 급전직하로 떨어지고 여론이 난리가 난 상황에서 법무장관이 가만히 보고 있었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으냐.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져서 채 총장도 보호받을 것은 받아야 하고, 이에 따라 입법조치가 돼야 할 것은 돼야 하고, 검찰의 조직을 안정시키고 검찰의 위상을 제대로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김 대표=청와대 비서관과 수사 검사 사이에 통화를 하면서 채 총장을 사찰하게 하고 감찰을 받으라는 그런 의혹들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 않나.

 ▶박 대통령=그것 역시 완전한 사실무근이다. 이 일은 무엇보다도 진실을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채동욱 총장에게 진실을 밝힐 기회를 주려고 한다. 그래서 진실여부, 고위공직자로서 도덕성에 흠결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 사표를 수리하지 않을 것이다.

 ▶김 대표=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면 옳고 그름을 가리는 전문가인 검찰 집단이 왜 술렁이고 반발하겠는가.

 ▶박 대통령=공직자는 오로지 청렴하고 사생활이 깨끗해야 한다. 사정기관의 총수라고 할 수 있는 검찰총장의 경우에는 더더욱 이런 사생활과 관련된, 도덕성과 관련된 의혹이 제기되면 스스로 해명하고 그 진실을 밝힐 책임이 있다. 그래서 사표를 낼 게 아니라 의혹을 해소하는 데 적극 나서고 협력하는 것이 도리였다. 참고로 삼성떡값뇌물 의혹이 불거졌을 때, 임채진 당시 검찰총장은 본인이 먼저 나서서 감찰을 요구하고 진실을 밝히겠다고 나섰다. 그렇게 해서 감찰본부가 발족됐고 그 감찰본부에서 모든 진실을 밝혀낸 결과 임채진 총장 떡값수수의혹이 사실이 아닌 걸로 판명됐기 때문에 계속해서 검찰총장 직무 수행할 수 있었는데, 이 점을 채 총장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서 같은 방향으로 나아갔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한가하게 검찰총장이 민간언론사를 상대로 정정보도 소송이나 제기하면서 그 판결이나 기다린다는 것은 너무나 안이했다. 검찰에 근무하시는 일반 검사님들도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

 ▶김 대표=소문 에 불과한데 모든 고위공직자를 이렇게 할 순 없다. 진실을 가리려는 의도가 아니냐, 국민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박 대통령=그런 소문이 파다한데 어떻게 중요한 자리 앉은 사람을 그대로 놔둘 수 있나. 채 총장 사건이 터진 뒤에 국가와 사회가 난리가 난 상황이고 모든 여론이 채 총장의 의혹 관련한 진실에 집중되고 있을 때, 채 총장이 그 의혹을 해명하고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셨어야 되는데 그러지 않은 점, 그래서 의혹이 더 커진 점이 안타깝다. 결국 채동욱 사건의 본질은 진실을 밝히는 것이고 그 진실이 밝혀지면 모든 것은 안정될 것이다.

 ▶김 대표=이 사건에 대해선 진실 규명이 두 가지 있을 수 있다. 채 총장에게 혼외자식이 있느냐 없느냐는 문제를 대통령은 진실규명이라 하는데 그 문제에 대해 민주당은 관심 없다. 이제까지 없었던 법무장관의 감찰 지시로 미묘한 시기에 검찰총장을 몰아낸 것에 대한 진실규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권력기관인 최고사정기관인 검찰총장의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 오히려 야당이 먼저 나서서 진실을 규명하자고 요구하는 것이 원칙이고 도리 아니겠는가. 이런 마당에 야당에서 배후 운운하고 나서는 것은 완전한 정치공세다. 근거 없이 정략적인 차원에서 청와대가 뒤에서 감찰을 지시한 것 아닌가, 채동욱 총장을 몰아내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는 것은 전혀 근거 없는 정략적인 정치선전에 불과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

이소아·권호·김경진·이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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