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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년으로 가는 포석 싸움|미 중간 선거의「이슈」와 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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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1월3일에 실시되는 미국 중간선거의 촛점은 민주·공화 양당의 승패과 함께 60연대의 격변을 겪은 후의 유동적인 미국정치가 이제 어떤 새로운 질서를 지향하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정치적 시험이 될 것이라는데 있다. 당 중심의 명료한「패턴」으로 나타나던 미국유권자들의 전통적 투표 성향이 근년에 와서 인물중심·쟁점(이슈)중심으로 길라져 왔다는 것이 미국 정치 평론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이 갈림에서「닉슨」대통령은 보수주의야말로 최대다수의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을 가질 수 있는「이슈」라고 파탄한게 분명하다. 이번 선거는 바로 이 판단을 심판하게 된다.
집권 초기부터「닉슨」대통령은 60연대의 민권운동에 위협을 느낀 남부 백악관에게 호의적인 보호를 암시해주는 이른바『남부전략』 이라든가, 반전 운동의 소란에 염증을 느낀 중산층을 비호하는『침묵의 다수계층』, 또 흑인폭동을 공격대상으로 하는『법과 질서의 강화』등 보수적 색채가 진한 구호를 유행시켜 보수주의풍조를 가꾸어왔다. 이번 선거는 이 보수화경향이 어느 정도론 강력한 것인 지를 가늠해 주는 동시에 앞으로 계속 될 「닉슨」행정부의 정치 철학에 실질적인 지침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애그뉴 독설로 한몫>
이번 선거에「닉슨」이 부여한 이러한 의의를 분명히 하기 위해「애그뉴」부통령의 독설이 동원되었다. 그는 급진적 진보 파라는 어색한 정치 술어를 만들어 내어『이번 선거의 쟁점은 오직 하니, 즉 급진적 진보 파가 상원을 지배하느냐, 아니면 대통령을 지지하는 온건파·중도파·보수파가 지배하느냐에 있다』고 단언했다. 같은 공화당 입후보인데도 반전 운동 등 반항정부행동에 적극 참여했다는 이유로「뉴요크」주 공화당 공천상원 입후보자「찰즈·구델」을 공석에서 공박하고 극우보수파후보「제임즈·버클리」를 유리하게 내세운걸 보더라도 보수주의「붐」에 거는「닉슨」의 기대는 분명한 것이다.

<폭력 근절이 큰 쟁점>
이번 선거의 구체적「이슈」는 폭력·범죄·학원내의 소요 등 사회문제와「인플레」앙진과 실업자 증가 등 내정에 집중돼있고 외교문제나 민권문제 등은 뒤로 밀려나고 있다. 중심 「이슈」로 예상됐던 월남전은「닉슨」대통령의 철군촉진과 휴전 평화제의로 깁이 빠졌고 중동사태도 휴전의 연장으로 공화당에 유리한 상태에 있다.
이중에서 특히 공화당 쪽이 진보파 민주당후보들을 수세에 몰고있는「이슈」는 범죄와 폭력에 대한「법과 질서」의 강화 논이다.
민권·반전 운동을 둘러싼 학원 내 소오 문제가 전국적으로 논란되고 있어 굉장한 감정 대립의 요소를 안고 있는 이「이슈」는 보수세력과 진보세력이 정면으로 부딪치는 쟁점이다. 그러나 진보파 민주당 후보들은 그 성격상 이 문제에 강경 논을 필수가 없는데다가 「닉슨」­「애그뉴」유세가 가져온 보수주의「붐」때문에 강경한 반논을 재기하지도 못하게되어 난처한 입장에 있다. 따라서 민주당 후보들이 내세우는「이슈」는「인플레」·실업자격중 등 주로 경제문제인데「법과 질서」에 비해「센세이셔널」하지 못하기 때문에 고전하고있다.
민주당이 이천형세에서 기대할 수 있는 이점은「닉슨」행정부가 목표하는 지나친 보수적자세가 역현상을 일으킬지도 모른 다는 가능성에 있다. 민주당 전국위원장「로렌스·오브라이언」이 최근『국민들이 현실에서 느끼는 불안·좌절감을 당략에 이용하고 있다』고 격한 비난을 시작한 것은 바로 이 역현상을 염두에 둔 발언인 것 같다.

<집권당 불리 징크스>
「닉슨」행정부에, 대해 호의적인 공식발언을 합으로써 주목을 끌었던「조지·미니」전국노조위원장도 최근『「닉슨」행정부가 근시안적인 실정 때문에 미국사회를 2년이나 후퇴 시켰다』고 비난하고 전체 노동자들에게「법과질서」와 같은 가짜「이슈」를 내걸고 실업과 「인플레」와 같은 중요「이슈」를 회피하는 보수파 후보를 지지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미국에는 집권당이 중간선거에서 의석을 잃는다는「징크스」가 있다. 따라서 공화당에서는 보수 세력의 지지로 상원에서 약간의 의석 수를 늘리고, 하원에서는 현상 유지 선에서 만족한다는 세부전략을 세워 놓고, 그 정도의 당세를 발판으로 72년에는 상하양원에서 모두 다수의석을 차지한다는 장기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공화당은 유력한 현직 하원의원을 다수상원 의원후보로 진출시켰고「닉슨」대통령이 전례 없이 20여개 주를 순방하면서 독전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자 없어>
당세 면에서 볼 때 민주당은 크게 곤란을 겪고 있다. 지난 수년동안 조직이 와해되어 온데 다가「닉슨」이나「애그뉴」에 비견할만한 지도자가 없다. 뿐만 아니라「마이크·맨스필드」,「에드워드·케네디」,「휴버트·험프리」,「에드먼드·머스키」등 거물급 당 지도자들이 모두 이번 선거에 입후보하고있기 때문에 전국을 돌아다니며 약세에 몰리는 후보를 도와 줄 여유가 없다.
거기다가 돈줄이 약한 민주당으로서는 자금난이 따를 뿐 아니라「애그뉴」같은 능변가를 통한 모금 운동도 활발히 벌이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번 선거의 의의로 봐서 가장 중요한 선거구는「캘리포니아」와「뉴요크」이다.「닉슨」막료들은「캘리포니아」를 미국 전체가 지향하고있는 정치적「모델」로 보고 있다. 금년에 실시한 인구조사로 미국에서 가장 많은 하원의석(43)을 다음 선거부터 갖게된 이 주에는 우파의 기수「로널드·리건」이 주지사로 있다.「리건」은「캘리포니아」대학에서 일어난 학생폭등에 대해 고압적인 수단으로 이를 진압한 공로로 보수파의 굉장한 지지를 얻고 있다.
학생폭동이 가장 심했고 이불 진압하는 수단 또한 고압적이었던 지역이기 때문에 이곳에서의 공화당의 승리는「법과 질서」를 지지하는 세력에 대한 척도가 된다고 볼 수가 있는 것이다.「애그뉴」부통령은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이곳에서 찬조 연설을 했고「닉슨」대통령도 한번 유세하기로 돼있다.
「리건」지사에 맞선 민주당후보는「제시·언루」인데 현재로는 그는「리건」이 구축해 놓은 보수파 세력에 쓰러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리건」의 도움으로 재선에 나선 공화당후보「조지·머피」의 경우는 그렇게 낙관적이 못된다. 민주당 상원의원으로 입후보한「존·터니」는 현재 하원의원으로서 고「케네디」대통령의 막료였으며「에드워드·케네디」와는 절친한 사이이다.「터니」는 공화당 쪽에서 덮어씌우는「부도덕한」진보 파라는 딱지를 벗어 던지는데 성공, 맹렬한 선거운동을 벌이고있다.

<록펠러­골드버그 각축>
조금 다른 뜻에서「뉴요크」주의「록펠러」지정(공화)와「아더·콜드버그」간의 경쟁 결과는 전체 추세의 징후를 엿보일 것 같다.「록펠러」의 정치색채는 원래 진보파 쪽으로 기우는 것이었지만 최근에 와서 보수파로 되돌아갔는데「골드버그」는「케네디」대통령 내각에서 노동장관을 지낸 진보 파의 기수이다. 더구나 최근 같은 진보파 정치인인「뉴요크」시장「존·린지」가 그를 지지하기로 결정, 진보·보수의 대립이 분명해 졌다.
「닉슨」은 이번 중간선거의 결과에서 72년의 대통령 및 국회의원 선거전략과 앞날의 정책 수립의 길잡이를 찾아낼 것은 틀림없다. 1934년에 집권당이 중간선거에서 상원의석 수를 늘린 이래 처음으로 집권당이 좋은 중간 선거의 해를 맞이했다고도 관측되고 있으나 역시 뚜껑을 열기 전에는 단정은 어려울 것 같다. <장두성 기자>

<중간 선거란|대통령 선거 2년 뒤 11월 화요일 실시>
미국의 중간 선거는 4년마다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 후 2년마다 실시되는데 선거 일자는 그해 11월 첫 화요일로 정해져 있다. 이번 선거에는 하원의원 4백 35명 전원과 상원의원 1백석 중 35명 및 50개 주중 35개 주의 지사와 45개주 주 의회의원이 선출된다. 내 당의 의석 수와 개선 대상은 다음과 같다.
현재|상원 100석(민57·공43) 하원435석(민245·공186·공4) 지사50석(민18·공132)
개선 대상|상원 35석(민25·공10) 하원(전원) 지사35주(민11·공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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