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부산구 목포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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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3월 이후 7개월 반만에 열린 윤치영 공화당 의장서리의 공식 회견은 윤 의장의 회견이기보다는 길재호 사무총장의 신임포부 발표회 같은 인상. 사무국 인사 개편에 대한 박정희 총재의 결재를 받으러간 길 총장을 기다리느라고 예정보다 50분이나 늦어진 회견에서 윤 의장은 인사말을 했을 뿐 길 총장이 핵심적인 문제를 말하고 질문에 대한 답변도 도맡았다.
개헌에 한때 반대했던 인사들의 공천문제에 대해 길 총장은『그때 소신으로 한때 반대했으면 그 문제는 그것으로 끝난 것이지 아직도 공천 걱정을 한다면 그릇이 작은 게 아니냐』고 했다.
선거「무드」문제에 대해 윤 의장은 『중앙선관위가 위법이라고 했는데도 신민당 후보가 유세를 벌여 조기선거 「붐」을 일으키는 것은 선거법의 잘못된 것을 바로잡자는 야당으로서는 유감된 일』이라고 했고 길 총장은『요즈음 내 지방 네 지방 하는 얘기가 많은데 3천만의 영도자를 뽑는 마당에 더욱이 하룻길인 이 나라에서 지역 운운은 우스꽝스러우며 민족분열의 요인이 된다』고했다.
○…25일의 신민당 부산 유세는 좋은 가을 날씨로 성황을 이루어 공설 운동장 주변은 기마 경찰대까지 동원되어, 교통정리를 했다.
신민당은 시 당사에서 연설회장까지 40대의 자동차로 「카·퍼레이드」를 했고 모자와 명찰을 단 중앙당 청년기동대가 처음으로 활동에 나서 장내 정리와 연단경비를 했다.
연설회장 입구에선 3백여개의 김대중 후보 「피키트」가 눈을 끌었다.
김 후보는 연설에서 지방색을 없애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내가 집권하면 경상도 푸대접도, 후대접도 않겠다』해서 웃음 섞인 박수를 받았다. 『이번 선거전이 75년의 예비전이 아니다』 『민주주의의 주소는 서울특별시 부산구 목포동이다』라고도 했다.
그는 강연회가 끝난 뒤 김해 김씨의 시조인 김수로 왕릉(김해)을 참배했다.
○…윤보선씨가 신민당을 공박해도 여간해서 응수 않던 유진산 당수는 부산시민들 앞에서 처음으로『멍군』.
김대중 후보 연설회에서 유당수는『며칠 전 여러분이 잘 아는, 윤 모 씨가 부산에 내려와 신민당은 선명치 않다느니 너무 젊은 후보를 냈다느니 했는데 그 사람이야말로 공화당에 협조한 장본인』이라고 공격했다.
유 당수는 『과거 군사혁명정부의 두 달 치적을 가리켜 자유당 10년 정치보다 잘했다고 칭찬했고, 또 정쟁법의 최고결재자가 바로 그 사람』이라면서『계속 그런 태도를 취하면 나도 더 이상 침묵을 지키지 않겠다』말했다. <위 두 항은 부산에서 허 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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