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부문의 자금방출 거의 외환부문에 흡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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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64년 이후 통화증발 요인으로 재정안정 계획집행에 큰 위험요소로 작용해오던 외환부문이 올해에는 외환 보유고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통화를 오히려 환수하는 새로운 「패턴」을 형성, 금융부문의 자금방출이 대부분 외환부문으로 흡수되어 자금난의 주요원인이 되고있는 것으로 분석되고있다.
26일 관계 당국 집계에 의하면 지난 69년 중 4백 12억 5천만원의 통화증발을 일으켰던 해외부문(외국기관 예금포함)이 금년 들어 외채상환 부담의 격증에 따라 8월말 현재 4억원의 환수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외환부문에서 통화가 오히려 환수되고 있는 것은 수출이 40%의 증가 추세를 보이고 수입이 3·5% 증가(69년 30·8%)로 크게 둔화하여 통화증발의 폭을 넓혀 주고 있으나 외채상환부담 급증에 따른 민간으로부터의 원화 환수가 증발요인을 상쇄하는 한편 작년에 외환부문 통화증발을 주도해온 내자 조달용 현금차관이 올해에는 한 건도 인가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계 당국자는 9윌 말 현재 외환 보유고가 5억 9천 3백 50만불로 작년 말에 비해 4천 4백만불이 늘어났으나「유로· 달러」 2천 5백만불 차관(산은대출 실적은 1천만불 정도) , 「크레디트·라인」설정 등에 의한 것 일뿐 외채 상환에 따른 「오버·보트·포지션」(외환매입초과)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금년도 외채상환 부담은 차관상환이 1억 8천 9백만「달러」등 단기부채까지 포함하면 2억 「달러」이상으로 추정되는데 관계당국자는 이 외채상환 때문에 외환부문의 통화증발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년에 2억불 이상의 외채를 상환하려면 6백억원 이상의 원화가 환수될 것인데 이미 긴축에 따른 불경기와 차관업체의 상환 능력미비 때문에 금융부문 자금방출(9월말 현재 8백 2억)이 외채 상환 자금으로 상당히 잠식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외환부문의 통화 증발요인 후퇴로 재정안정계획집행에는 큰 도움이 되고 있으나 긴축에 따라 금융자금 공급이 억제되는 데다 그나마 외채상환 자금으로 흡수됨으로써 자금난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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