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제16대 대통령 취임식 이모저모] 취임행사 표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참여 정부'가 출범했다. 그 앞장에 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5일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 앞에서 취임식을 했다. 아침부터 흐리던 하늘은 취임식이 시작되면서 구름을 뚫고 밝은 햇살을 비췄다.

'새로운 대한민국-하나된 국민이 만듭시다'란 주제를 담은 이날 취임식은 참석자들의 박수와 환호 속에 진행됐다. 서울 여의도는 전국에서 온 4만5천여명의 행사 참석자로 새벽부터 들떴다. 모두의 얼굴에는 새 대통령이 펼쳐 보일 새로운 국정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담겨 있었다.

25일 오전 11시 봉황 문양이 번호판에 새겨진 리무진이 노무현(盧武鉉)대통령 부부를 태우고 국회의사당 앞에 도착했다. 검은색 양복에 하늘색 넥타이를 맨 盧대통령과 옥색 한복에 흰 고무신을 신은 권양숙(權良淑)여사는 기립 박수를 보내는 참석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전문가 안철수씨 등 국민대표 8명과 함께 단상에 오른 盧대통령은 김대중(金大中)전 대통령 부부를 시작으로 최규하(崔圭夏).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 등 주요 내외빈에게 악수를 건넸다. 국민대표 50여명의 자리가 중앙단상 뒤에 마련됐으며 국회의원.장관급보다 앞쪽에 배치됐다.

盧대통령 부부와 참석자들은 17세의 팝페라 가수 임형주군이 이끈 애국가를 함께 부른 뒤 순국 선열 및 호국 영령과 대구지하철 참사로 숨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 묵념을 했다.

취임행사준비위원장인 김석수(金碩洙)총리는 식사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긴박하고 대구지하철 사고로 국민들이 충격을 안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盧대통령이 탁월한 지도력으로 난제를 극복하고 온 국민과 함께 희망의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盧대통령의 취임 선서가 끝나자 21발의 예포가 발사돼 새 정부의 개막을 알렸고, 국내 정상급 테너들이 축가로 분위기를 돋웠다.

盧대통령이 취임식의 하이라이트인 취임사를 낭독하는 동안 참석자들은 20여차례 박수와 함께 '노무현 파이팅'이란 구호를 외치며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표시했다.

盧대통령은 취임사 말미에 "제 모든 것을 국가와 민족, 여러분께 바칠 것을 맹세합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안숙선 명창 등 음악인들의 합창과 한국무용 등 축하 공연을 마지막으로 공식행사는 막을 내렸다.

대통령 찬가가 행사장에 울려퍼지는 가운데 盧대통령은 국회 중앙통로를 걸으며 취임을 축하하러 온 참석자들과 악수했다. 이어 차에 탄 뒤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잠시 카퍼레이드를 한 盧대통령은 서울 여의도 주변 연도에 나와 태극기를 흔들거나 '노무현'을 연호하는 시민들의 축하를 받으며 청와대로 향했다.

취임식에 참석한 시민들은 대형 태극기와 신문고 문양의 취임식 엠블럼이 내걸린 국회의사당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는 등 취임식 분위기를 만끽했다.

오후 국회에서 열린 취임 축하연에 참석한 盧대통령은 "불안해하는 분도 있고, 파격적이라는 분도 계시다"며 "조금만 더 봐주시면 희망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자리에 오신 분 중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 특히 김종필 전 총리에게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김성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