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진단과 굶주림 내면 파헤친 두 문제작|미 여류작가 「애트우드」의 『만만한 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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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호악간에 감수성은 여류문인을 말할 때 따라 다니는 수식어가 된 듯하다. 『가든·파티』의 「캐더린·맨스필드」는 특히 감수성의 화신이었다. 「캐나다」의 여류시인 「마거리트·애트우드」(30)의 경우 최초의 소설 『만만한 여자』(The Edible Woman·「어틀랜틱-리틀·브라운」사판·2백 81면·5달러 95센트)를 발표, 「맨스필드」의 전통을 이은 여류문인의 재능을 발휘하고있어 미국 문단의 주목을 끌고있다.
『만만한 여자』는 얼핏보기엔 판매촉진회사의 여직원이 진실하기만 하고 「유머」 없는 젊은 변호사와 결혼을 결심하는 경박한 「코미디」 같다. 그러나 「타임」지의 서평자 「멜빈·매독스」는 『독자들은 이 여자의 이면행동에서 향수병을 차서 수류탄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주의하라』고 말하고 있다.
작가로서의 「애트우드」는 『굶주림은 사랑보다 강하다』는 한 줄의 글에서 그의 놀라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 소설의 「히로인」인 「매리언」은 스스로 무시무시한 환경에 처해있다는 것을 안다. 사람들은 그를 넘보고, 회사에서는 정력을 길러주고, 약혼자는 성을 길러준다.
인간이 식인종의 어떤 형태를 한결같이 취하고 있다는데 식상한 「매리언」은 육식을 않고 나중에는 식음을 전폐한다. 맛있는 「케이크」까지도 혓바닥에 거슬리는 인간의 폐처럼 느껴진다.
결국 『만만한 여자』는 자포자기의 절망상태에 빠지고 만다. 「매리언」에게서 한가닥 희망을 걸 수 있는 것은 그가 『다시 소비자로 태어난다면 정상이 되겠다』는 끝 부분이다.
그는 소설과 함께 낸 4번째의 시집 『지하에로의 과정』(Procedures for Underground·79면·4달러 75센트)에서도 소설 이상의 무서울 정도로 강렬한 감각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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