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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남미 적극외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정부는 최근 중남미 수 개국에서 발생한 중대한 정세변화로 난관에 봉착한 중남미외교관계를 호전시키지 위한 적극적인 외교노력의 일환으로 백두진 의원을 단장으로 한 특별사절단을 오는 24일께 현지에 파견할 방침이라고 한다.
특히 정부는 이번 사절단의 파견을 통해 [칠레]와 [볼리비아]에 대해 지금까지 계속 되어온 우호 및 협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외교교섭을 전개할 것이며 북괴침투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세우기 위해 현지 정세를 파악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칠레]와 [볼리비아]의 정세를 보면 [칠레]는 지난 9월5일의 대통령선거에서 좌파연합의 통일후보인 사회당소속의 [살바도르·알렌데]씨가 수위(36·3%)를 차지하였으며, 과반수 미달로 오는 24일 의회에서 결선할 예정이다.
그러나 새로운 [칠레] 대통령으로 [알렌데] 후보가 당선될 것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알렌데] 후보는 [마르크스] 주의자로 알려졌으며, 지난 9월5일 제1차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자 『만약 자신이 집권한다면 중공·북괴·월맹·동독 등과 수교할 것이며 [쿠바]와도 국교관계를 재개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볼리비아]의 군사 [쿠데타]는 이전삼전 하던 끝에 10월7일 좌익계의 [환·호세·토레스] 장군이 우익계반대자들을 물리치고 마침내 [볼리비아] 대통령직에 올랐다. [토레스]장군은 앞으로 [민족주의인민정부]를 수립하겠다고 연설하고 신정부는 농민·노동자·학생·군인의 4계급을 지주로 삼을 것임을 다짐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사태와 더불어 우리가 관심 깊게 주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전기한 나라들과 한국과의 관계이며, 당면해서는 [유엔]에서의 그들 동향이라고 하겠다. 전통적으로 중남미 24개국은 [쿠바]를 제외하고 시종일관 [유엔]에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하여 왔다. 특히 [칠레]는 [언커크] 7개국의 일원으로서 한국을 위해 활동하여 왔으며, [볼리비아]의 경우는 작년까지 통한 결의안은 물론 한국 단독초청안을 지지하여왔다.
정세변화로 이들 두 나라가 [유엔]에서 그 태도를 악화시킬 때, 물론 대국적인 세력분포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지만, 그 만큼 한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표는 줄어들 것이며, 특히 [칠레]의 경우는 [언커크]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지는, 것이다.
1968년 [페루]가 좌익군사통치의 유형을 따랐으나 작년 [유엔] 총회에서는 통한결의안은 지지하고 한국 단독초청 안은 기권했다. [칠레]와 [볼리비아]가 [페루]의 태도를 따를 것인지, 또는 종전태도를 견지할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한국에 대해 더욱 불리한 입장을 취할 것인지는 아직도 미지수에 속하지만 어쨌든 그들 태도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중남미 좌경국에 적극외교를 벌인다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며 그것은 불가피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아닐 수 없다고 하겠다. 그러나 거기에는 반드시 성과가 있어야 하며 그런데 있어서는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대체로 중립 국가들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나아가는 배경으로서는 ①북괴의 물량공세 ②소련의 압력 ③반미감정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므로 한국의 대응조치는 그대로 자명한 것이 있다고 보겠으며, 당면해서 크게 요구되는 것은 실질적인 [기브·앤드·테이크]의 경제협력에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며, 또 외교를 전개하는데 있어서의 기술적인 문제로서 우방제국과 긴밀히 협조해서 나아가는 것 또한 중요한 것이 아닐 수 없다. 국제조류를 볼 때 현실주의 이해추구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정부는 변동하는 정세에 대처하기 의해보다 현실적으로 실효를 거둘 수 있는 외교를 적극 전개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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