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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번영의 원동력…민족주의|개척강좌 차기벽 교수 강연에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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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차기벽 교수(성균관대)는 16일 흥사단의 금요개척자 강좌에서 『민족주의론』을 강연, 주목되었다.
차교수는 강연에서 『민족주의란 한 민족의 통일·독립의 발전을 촉진시키는 이데올로기 및 운동』을 뜻한다고 정의, 그 사명과 역사적 의미를 분석했다.
그는 톨스토이가 인간은 두 개의 목표를 동시에 가져야 한다고 한 것처럼 『오늘날 모든 국가들은 상호의존도의 상승과 경제적 자립의 요구 속에서 두개의 목표를 동시에 지녀야하는 부담 속에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회 심리학자들이 근대화를 심적 개혁의 선행에서 찾고, 성취동기와 성취욕구가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인용했다.
역사상 각 국가의 근대화는 개인적인 성취 동기뿐만 아니라 민족 내지 국가의 사명감에 의한 성취욕구로 이뤄졌다. 자기민족은 우수하며 신이 선택한 국민이라는 사명감에서 성취동기가 시작되고 욕구가 달성되었던 것이다.
이 점을 강조한 차교수는 『우리 나라에서는 해방이후 국제주의나 협력관계가 강조된데 비하면 민족주의는 지나치게 소홀히 다룬 감이 있다』고 했다.
민족이란 ①피·역사·언어가 같은 것이란 객관설과 ②민족의식인 주관세로 나눌 수 있으나 민족의식은 더 강조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민족주의 이데올로기는 민족적 전통과 민족적 이익, 민족적 사명감과 결부된다.
민족적 전통은 습성·예술·민족보존심리·민족감정을 드높인 역사상 위인의 행적과 연결되고, 민족적 이익은 국내적으로 지역적·부분적 이익을 초월하고 국외적으로는 영토확대 등 국가이익을 강조하는 부실 지향적 이념을 갖는다.
또 민족적 사명은 민족의 존재이유와 미래에 대한 행동을 제시하여 국민의 사기를 드높이는 미래지향의 이념이라는 것.
그러나 민족주의는 행동면과 관련시켜 볼 때 긍정과 부정의 양면을 갖는다.
ⓛ독립·통일을 추구하는 단계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일단 이것이 이루어진 다음에는 자칫 행정쪽으로 기울기 쉽다.
②특정한 이념이나 제도와 관련되는 것으로 생각되기 쉽다.
③매우 정서적인 면을 지닌 때문에 이것이 앙양된 뒤에는 자동이론으로 과열되어 통제 불가능한 상태가 되기 쉽다.
④정부나 집권층에 의해 악용 또는 오용되기 쉬워 부정부패의 은폐나 국민의 불평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인용되는 폐단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후진국에 있어 민족주의는 흔히 병든 민족주의로 지적되는 경우를 상기 시켰다. 선진국에서는 현재에 자신을 갖고 미래와 과거를 제시하지 않으나 후진국은 민족혼을 강조하고 과거와 미래만을 강조, 개인의 자유나 인류의 행복보다는 민족적 이해만을 추구 한다는 것.
도시와 농촌, 치자와 피치자, 민족과 민족, 인종과 인종의 격차가 현격할수록 경제적 민족주의가 추구돼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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