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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준비를 위하여(4)|내 집을 가지려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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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서울시민의 반수이상의 가구가 자기 집을 갖고 있지 못한 만큼 서울에서 신접살림을 꾸리면서 새로 집을 마련하기는 무척 어렵다. 주택난해소를 위해 상당히 많은 수의 시민 아파트, 중산층 아파트, 공무원 아파트, 호화판 맨션·아파트, 그리고 여러 금융기관의 융자와 주택단지조성이 이뤄졌다.
그러나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입주할 수 있는 시민 아파트는 원래가 판자촌 철거민을 대상으로 건설된 것인 때문인지 이미 주택으로서의 많은 결점을 드러내고 있다. 또 민간업체가 지어낸 고급 아파트는 가격이 엄청나고 주위환경이 좋지 못해 차라리 아파트에 입주하는 것보다는 소 주택을 마련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결론이 나온 지 오래다.
아파트가 독립된 가옥보다 유리한 점은 일반적으로 가격이 싸다는 것과 가격이 비싸도 관리가 손쉽다(집을 비우고 다닌다거나 공동 냉·온방장치 등)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 나라에 건립된 아파트를 보면 가격이 싼 것은 상·하수도시설이 미비하고 방바닥과 벽까지도 들뜨기 일쑤며 심지어 건물 전체가 무너져 앉는 사태까지 경험했다.
소위 호화판 맨션·아파트로 꼽히는 것은 모두 가격이 엄청날 뿐 아니라 월 유지비가 최하 3천원 이상 1만원까지 들기 때문에 신혼부부로서는 힘겨운 지출에 속한다.
더우기 아파트 생활의 공통적인 결점은 독립된 주택보다 사생활의 침해가심하고 자녀교육과 정서생활에 피해를 주는 상점·목욕탕·카바레까지 끼어있다는 점이다.
때론 자녀가 출생하기 전까지 부부만이 단출히 살 수 있기도 하지만 아파트가 주택으로서 최선의 환경이 되지 못함은 사실이다.
돈을 적게 가진 젊은 부부들이 우선 정착하는 집은 아직도 아파트보다는 전세 집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환경 좋고 교통 편리한 지역의 주택을 2층만 빌리거나 딴채를 빌어쓰는 것이 당장에 드는 경비도 적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세의 경우 6개월마다 계약경신을 할 때는 계약금을 올려주는 것이 상례고, 자기 집인 경우에는 집 값이 시세에 따라 오를 가능성이 있는 반면 전세를 떠날 때는 처음의 계약금을 그대로 받을 수밖에 없어 물가가 상승하는 만큼 손해를 본다.
따라서 금전상의 손익으로 본다면 목돈이 들더라도 자기 집인 아파트가 전셋집보다는 유리하다. 처음에는 아파트에서 시작하더라도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독립된 자기 집을 마련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서울시가 지은 중산층 아파트만 해도 신혼부부가 살림을 꾸릴만한 15평짜리는 69만원이 넘는다. 그것도 입주한 뒤 내부시설을 꾸며야하므로 1백 만원 가량이 필요하게된다. 1백만원 이상의 돈이면 변두리 지역에 주택은행융자금 70만원이 포함된 작은집을 살수 있다.
중산층 아파트라 해도 전기시설·상·하수도시설 그리고 가구마다 간막이만 설치했을 뿐 별다른 시설이 없고 아파트의 위치도 변두리지역이므로 다소 교통이 불편하고 작더라도 자기 집을 갖는 것이 좋다.
그밖에도 주택은행 신탁은행 같은 금융기관의 융자로 집을 마련하는 방법도 있다. 주택은행은 27평 이상의 택지를 갖고 있는 사람에 한해서 70만원한도로 융자, 20년간 상환토록 하고 있다. 신탁은행은 택지를 만들어 분양한 뒤 주택건축자금의 70%을 융자해주고 5년(연29.5%) 안에 상환토록 하고 있다.<정영애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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