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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2분기 성장률 3.8% … 아베노믹스 탄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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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일본의 경기 회복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일본 내각부는 올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분기에 견줘 0.9% 증가했다고 9일 확정 발표했다.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2분기 성장률은 3.8%다. 지난달 내각부가 공개한 속보치(2.6%)를 1.2%포인트 웃돌았다.

 7월 잠정 집계한 수치에 비해 기업의 설비와 공공 투자가 더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달 속보치에선 2분기 민간 설비 투자 증가율이 -0.1%였지만 기업 통계 등을 확인해 보니 1.3%로 나타났다. 설비 투자 증가율이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6분기 만의 일이다. 기업들이 경기가 앞으로 좋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투자를 본격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블룸버그 통신은 “2분기 성장률 발표로 아베 정부가 계획한 소비세 인상에 힘이 실리게 됐다”고 진단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 총리 주도로 현재 5%인 소비세를 2014년 8%, 2015년 10%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 여름올림픽 유치에다 예상보다 나은 성장률 통계까지 나오면서 아베노믹스는 당분간 탄력적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경제재정상인 아마리 아키라 장관 역시 “(증세 판단을 내리기) 좋은 재료가 하나 추가됐다”고 했다. 성장 지표 개선 소식에 올림픽 특수에 대한 기대감까지 겹쳐 이날 일본 증시는 전날보다 2.5% 급등했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증세 결정을 내리기에 부정적인 요소도 적지 않다며 아베 정부의 ‘딜레마’를 지적했다. 일본 근로자의 평균 기본임금은 지난 7월까지 14개월 연속 하락했고 엔저 효과로 물가가 오르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날 아마리 장관은 “소비세를 올릴지 여부는 아베 총리가 오는 10월 1일 결론을 낼 예정”이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날 기업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단칸지수가 어떻게 발표되는지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소비세 인상 결정을 내렸을 경우 경기 침체에 대비한 정책도 함께 공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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