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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불교 해외 알리기에 노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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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스님들의 걸음걸이를 바르게 하여, 말하자면 승풍.수행.포교.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질서를 이뤄내 신뢰받는 조계종단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기쁨을 전하는 불교로 성숙하겠습니다."

24일 대한불교 조계종 제 31대 총무원장에 당선된 법장스님(63.수덕사 주지)은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임기 4년 동안 불교계의 성숙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법장스님은 또 한국불교를 외국에 널리 알리는 데도 힘쓰겠다고 했다.

그는 "외국에 나가보면 21세기 인류에게 행복을 안겨줄 수 있는 것은 동양사상, 그 중에서도 한국 불교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며 "그러나 우리 불교계는 보배를 가지고도 세상 사람들에게 널리 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불교를 전파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고 외국인 전용 수행관 건립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한국불교에 관심있는 외국인들을 한국에 초청해 수행관에서 6개월 또는 1년 정도 불교를 체험하게 한 뒤 그들에게 전교사 자격을 줘서 외국에서 포교활동을 하도록 배려하겠다는 것이다.

법장스님은 특히 조계종 내 일부 재정운용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에 대해 승려들을 위한 복지제도 확충을 통해 점진적으로 해결해 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복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현실이 불교계에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며 "안정적인 복지를 정착시켜 스님의 노후는 종단이 책임진다는 인식이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재정이 투명하게 처리되지 못하는 것도 스님들이 노후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그는 이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한국방문과 관련, "종교도 사회와 더불어 사는 만큼 불교계의 입장만 고집하지는 않고 방한이 성사되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법장스님은 1960년 수덕사 방장인 원담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총무원 사회부장과 재무부장을 역임했으며 재소자 교화사업과 장기기증운동 등 사회활동을 활발히 펴왔다. 이번 총무원장 선거는 후보들의 공개토론회가 처음 열리는 등 예전에 비해 차분하게 진행되어 교계 안팎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들었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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