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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테크 특강] 외화예금의 득과 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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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몇년 전만 해도 외화예금은 수출입 업무를 하는 특별한 회사만 하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요즘엔 개인들도 재테크 수단으로 외화예금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유학생이 있는 집이라면 환율이 충분히 떨어졌다고 판단될 때 환전해 외화예금에 입금시켜 놓으면 환차익 외에도 추가로 이자까지 받을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게 된다.

또 여행이나 해외 출장이 잦은 사람이라면 쓰고 남은 외화를 통장에 넣어둔 뒤 다음번 출국할 때 통장에서 현찰로 찾을 경우 수수료 없이 환전하는 셈이므로 아주 유용하다.

예전과 달리 외환거래 자유화 조치로 국내 거주자라면 누구나 은행에서 금액 제한 없이 외화예금을 들 수 있다. 일반적인 예금통장과 마찬가지로 신분증을 갖고 은행을 찾거나 인터넷뱅킹을 통해 가입하면 된다.

외화예금을 실수요보다는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사람이라면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우선 환전 수수료를 고려해야 한다.

외화예금을 신규로 가입할 땐 전신환 매도율(19일 종가 기준, 달러당 1천2백10.70원)이, 만기 해지할 땐 전신환 매입률(1천1백87.30원)이 적용된다. 따라서 만기 시점에 환율 변동이 없다면 외화예금에 가입한 것만으로 달러당 23.4원의 손실을 보는 셈이다.

외화예금은 원화예금보다 금리가 낮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원화예금은 요즘 연 4.3%(6개월 기준)의 금리를 주는 데 비해 미국 달러예금은 연 1.3%(6개월 기준)의 이자밖에 받지 못한다.

3%포인트 가량의 금리차를 환율로 보상받자면 1개월짜리 외화예금은 달러당 3원, 6개월짜리 외화예금은 18원 정도 환율이 올라야 한다.

수수료와 금리차를 고려할 때 1개월짜리 외화예금에 재테크 목적으로 가입하자면 만기 때 환율이 가입 시점보다 달러당 26.4원쯤은 올라야 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원화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만 외화예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주거래 은행에서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 가입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시중은행에서 판매 중인 외화예금 상품을 알아보면 우선 적립일, 횟수, 금액에 상관없이 수시로 돈을 넣을 수 있는 자유적립 외화예금이 있다.

2회까지는 분할 인출해도 정해진 이자를 다 지급한다. 일정 수준의 기본금리를 지급하면서 만기 때 환율이 가입시점의 환율보다 일정폭 이상 하락하거나 상승하는 경우 보상이자를 추가로 지급함으로써 위험을 헤징(회피)해주는 정기예금 상품도 나와 있다.

권성호 외환은행 도곡역지점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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