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적 관계 확인한 한·러 정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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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오후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콘스탄틴궁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두 정상은 한·러 관계를 신뢰에 기반한 새로운 관계로 발전시키려는 의지를 확인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두 정상은 또 남·북·러시아 3각 협력 사업 등에 대해 평가한 후 구체적인 방안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도 의견이 접근했다. 특히 한국의 러시아 극동 진출 활성화 방안과 북극 항로·항만 개발 협력 사업 등을 검토키로 했다.

 박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 구상에 대해 설명하고 러시아 측의 협조를 요청했다. 최근까지 한·러 관계는 다소 침체였다는 평가다. 2010년 3월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을 계기로 러시아가 북한 쪽으로 중심이 기울어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구도가 재형성됐다. 관계 악화에는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의 영향도 컸다. 러시아는 2000년 푸틴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사업, 러시아 천연가스관의 한반도 통과 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제안해왔다. 2008년 이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 가스관 사업에 대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하지만 유사시 북한의 가스관 차단 등을 걱정한 우리 측이 이 사업을 진척시키지 않자 러시아 정부가 내심 불쾌해했다고 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박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 시진핑에게 "배고파 죽겠다”=박 대통령은 5일 G20 정상회의 업무만찬 전 대기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20여 분간 방중 뒷얘기 등을 나눴다. 중국어로 시 주석과 인사를 한 박 대통령은 저녁이 늦어지자 중국어로 “배고파 죽겠다”고 해 좌중에 폭소가 터졌다고 한다. 반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는 스치듯 인사하는 것으로 냉랭한 첫 만남을 마쳤다.

상트페테르부르크=신용호 기자,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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