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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들 주총서 혼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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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12월 결산 기업들의 주총 시즌이 시작되는 요즘 미국 주요 기업이 투자자들에게서 쏟아지는 각종 불만과 비판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런 불만은 3년 이상 주가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영진은 실적에 비해 여전히 많은 보수를 챙겨 간다는 시각과 맞물렸다.

뉴욕 타임스는 23일(현지시간) 엔론사의 회계부정사건 이후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주주들의 요구가 크게 늘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소재 '투자자 책임 연구센터'에는 지난해 1년간 8백2건의 불만이 접수됐으나 올해는 이미 9백건에 육박했다. 소액 투자자들은 물론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와 노조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티그룹 투자자들은 최근 회사 측에 실적이 나빠 중도에 하차하는 임원들에게도 거액의 보상을 해주는 관행을 없앨 것을 요구했다. 제너럴 일렉트릭(GE) 투자자들은 경영진에 대한 보상제도를 삭감할 것을 촉구했다. 통신회사인 스프린트는 경영진에게 주는 스톡옵션의 가치를 당사자들에게 유리하게 중간에 다시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요구를 받았고, 퀘스트는 이사들에 대한 스톡옵션을 실적과 연계시키라는 주문을 받았다.

월마트나 홈디포는 주주들에게서 회장직과 대표이사직의 분리를 요구받고 있으며, 제너럴 모터스(GM)는 환경 보호에 관심이 적다는 비판을 받았다.

실적 부진으로 주가 하락폭이 큰 코닥.액손모빌.AOL타임워너.코카콜라.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비롯해 제약회사인 브리스톨 마이어스와 통신회사인 SBC 등도 주총을 앞두고 불만에 가득 찬 투자자들과 한판 승강이를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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