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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와 마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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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마늘과 고추가 가장 많이 시장에 나오는 시기는 추석을 전후해서부터 10월 상순까지다. 그러나 추석 때는 모든 물가가 오르는데 따라 마늘·고추 값도 오르게 되므로 이 시기는 피하는 것이 좋고 추석이 지나 공급과 소비가 활발해지면 예년의 예로 보아 고추가격의 파동이 일어날 염려가 크므로, 경제적인 여유만 있으면 추석 전 1주일 전후해서 미리 마련해 두는 것이 좋다.
금년도 마늘은 평년작을 거뒀으나 고추는 아직 확실한 예측이 어렵다. 고추의 전국적인 수요는 약 6만5천t정도. 매년 생산이 소비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으로 69년에는 가뭄피해로 생산량이 40%나 감소, 큰 가격 파동을 겪었었다.
농업협동조합이 70년도에 수입해 들여 온 고추는 2백50t. 금년도 예상 생산량이 결실되더라도 1천5백∼2천t의 고추가 모자라게 된다. 더욱이 도매상인들의 매점매석을 막을 방안이 마련되어 있지 못해 고추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시장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현재 도매시장의 고추가격은 상품이 1근에 5백여원. 상인들이 성수기를 대비해서 고추를 사들이는 가격 역시 5백원선으로 알려져 있어 추석이 지나 거래가 활발해지더라도 근당 5백원 이하로 떨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고추는 전국에서 골고루 생산되며 특히 경상도·충청도·경기도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 고추에는 불에 말린 것과 햇볕에 말린 것의 두 종류가 나와있다. 불에 말린 고추는 밭에서 딴 고추를 나뭇불에 구워 말린 것으로 햇볕에 말린 것보다 매운맛이 훨씬 떨어지며 색이 검다.
불에 말린 것은 노동력을 줄이고 단 시일 내에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인데 햇볕에 말린 고추와 섞어 놓고 팔기 때문에 주부들이 구별하기엔 아주 힘이 든다. 해마다 단골을 정해 믿을 수 있는 상점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개 고추는 색깔이 선명하고 밝은 빨강 색이 질 좋은 고추다. 또한 윤기가 있고 살이 두꺼운(씨가 많은 것은 좋지 않다)것이 맏물이 고추인데 맛과 분한은 맏물이 제일이다.
그리나 불에 말린 것과 햇볕에 말린 것을 한데 섞기도 하고 상품과 중품·하품을 섞어 파는 경우가 있어 문제다. 대체로 대도시로 운반해오는 수집상과 도매시장에서는 품질별로 구분되어 있다. 도매시장의 최하 거래단위는 l부대(60근·3만원)이다. 6∼7명의 주부가 공동으로 도매시장에서 구입해서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고춧가루는 낱개로 팔 수 없는 불량품을 씨째 빻은 것이 대부분이고 불량색소로 물을 들였을 염려가 클 뿐 아니라, 무게를 늘리기 위해 소금물을 뿌리는 경우도 있다.
적은 분량이라도 고추를 사서 빻도록 하고 고춧가루는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마늘은 전라도·경북·충남이 주산지. 육쪽 마늘은 충남과 경북일부에서 많이 나오는 가장 인기 있는 품종으로 맵고 단단한 정점을 갖고 있다.
마늘은 너무 큰 것보다는 중간치가 실용적이다. 그 이유는 시세가 비교적 고르고 상품처럼 프리미엄이 붙지 않기 때문이다.
가을철에 건조시킨 마늘이어야 다음해까지 두고 쓸 수 있는데 저장용으로 쓸 마늘을 상품으로 사서 두고 김장용은 알로 따서 파는 것을 사서 쓰면 경제적이다.
알로 파는 것은 운반도중 꼭지가 떨어지거나 부스러진 것으로 품질도 차이 없고 가격은 약30%가량 싸게 살수 있다.
값은 상품이 관당 5백50원∼6백원, 접으로는 8백원에 거래되며 예년보다 약간 비싸다. 마늘은 크기보다는 강도를 보고 고르며 겨울을 지날 때 얼었다 녹으면 알맹이가 삭아 없어지므로 보관에 조심하며 건조하고 훈훈한 곳에 두도록 한다. <정영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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