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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10억 꿈 박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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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제주=신상범 기자】30일 태풍「빌리」호가 휩쓸고 지나간 제주도는 곳곳에 전주가 넘어지고 상점 간판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가 하면, 고층건물의 유리가 모두 박살나 앙상한 모습을 남기고 있는 등「상처의 거리」를 만들어 놓았다.
태풍이 몰아치자 제주시내를 비롯, 도내의 고압선이 마구 끊겨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29, 30일의 이틀 밤은 짙은 어두움 속에서 태풍에 시달렸다.
더욱 이 태풍은 30일 상오 4시부터 9시까지 5시간동안 1백50㎜의 폭우까지 동반, 모든 하천은 흙탕물로 넘쳐 각종 농작물과 귤나무 등을 마구 짓밟았다.
제주의 특산물인 감귤은 지금 달걀만큼씩 자라 수확을 눈앞에 두고 거의 모두 떨어져 버리고 가지가 찢겨져 나가 10억 원을 벌어들이려던 감귤생산의 꿈이 산산이 깨어졌다.
제주근해에는 높이 5m이상의 파도가 일어 제주항에 피항 했던 선박들이 밤새 바람방향을 피해 다녔으나 60t이상의 대형어선만도 6척이나 침몰되고 13척이 반 파되는 등 육지와 바다에서 피해가 잇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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