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치회담 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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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미 양국은 지난번 박-애그뉴 회담의 합의에 따라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된 한국의 장래 안보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사실상의 정치회담을 개시했다. 정일권 국무총리는 31일 아침 삼청동 공관에서 포터 주한 미 대사와 조찬을 나누며 1시간20분간 회담한데 이어 최규하 외무장관은 상오 10시부터 1시간동안 포터 대사와 회담을 가졌으며 정 총리는 이날 낮 12시 반 포터 대사와 두 번 째 회담을 했다.
최-포터 회담이 끝난 뒤 포터 대사는 애그뉴 부통령이 한국을 다녀간 뒤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한 한국군 현대화와 안보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양국의 형편에 관해 의견을 나누었다고 말하고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한미 양국은 이날 일련의 회담을 통해 박-애그뉴 회담에서 한국의 장래 안보문제와 미군감축문제를 동시에 논의키로 한 합의에 따라 한국의 전반적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누었으며 앞으로 계속될 정치회담의 스케줄 및 의제를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고위소식통은『이날 회담에서 양국의 구체적인 제안이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정부로서는 한국의 안보를 확고히 보장하기 위해 미국이 외교문서를 통해 강력한 대한방위공약을 천명해야한다는 기본입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또 금주 중에 재개될 한-미 군사회담에서 장비현대화에 관한 논의를 촉진시켜 군사회담의 진전 상황과 정치회담을 통한 협의를 병행시켜 일괄적으로 미군감축에 관련된 문제를 매듭지을 것에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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