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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의 염분 그 작용과 적정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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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무더운 여름날 내리쬐는 햇볕아래서 오랫동안 서있거나 심한 운동을 계속하면 우선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해서 근육이 마비되며 심하면 온몸에 경련이 오고 혈압이 내려가 생명까지 위험하게된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일사병으로 체내의 염분이 땀으로 해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소금은 이와 같이 생명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수은주가 30도를 치닫게 되면 자연히 체온유지를 위해 땀을 흘리게 마련이고 땀 속에는 0·3%의 염분이 함유되어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정신노동자의 경우에도 하루 2∼3ℓ의 땀 속에 6∼9g의 소금을 내보내게 된다. 더구나 격렬한 육체 노동자나 「보일러」곁에서 일하는 사람은 하루 40∼50g의 소금이 땀으로 해서 나가고 있다.
쌀을 주식으로 하고있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단순한 밥의 맛을 메우기 위해 된장·고추장·김치 등 짜고 매운 부식을 사용하고 있어 소금의 섭취량은 1일 15∼23g으로 미국의 10g, 일본의 15g에 비해 약간 많은 편이다.
염분은 위액 속의 염산분비를 촉진시켜 소화작용을 원활하게 해주므로 식욕증진에도 도움을 주고있다.
그러나 소금을 너무 많이 섭취해서 병을 일으키는 경우가 간혹 있다. 건강하고 정상적인 체질의 사람은 필요이상의 염분을 섭취했을 경우 소변이나 땀을 통해서 남는 량은 모두 배설한다. 문제는 고혈압이나 심장병·신장병의 소질이 있는 사람이다. 이들은 과다한 염분을 섭취함으로 해서 잠재되어 있던 병이 나타나기 쉽다.
서순규 박사(우석대학교 흉곽냇과)는 「고혈압이나 신장병·심장병의 소질이 있는 사람은 필요이상의 염분을 섭취했을 때 필요한 만큼 남겨두고 배설해버리는 능력을 갖고있지 않다』고 설명하며 이러한 병이 있는 사람이나 몸에 부증이 나타나는 사람은 소금의 양을 상당히 줄여야한다고 충고한다.
체내의 소금이 배설되지 못하고 쌓이면 몸이 아프게 되고 이것을 막으려면 체액의 농도를 평소같이 유지하기 위해 물을 마셔야한다. 물을 마시면 체액의 농도는 희석이 되나 결과적으로 부증이 생겨 숨이 차고 기동을 못한다.
또한 염분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는 사람 중에는 위암이나 위염의 발생률이 높아 농촌에 이런 증세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서 박사의 연구보고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 구미에 맞는 소금의 량은 음식무게의 0·5%다.
남녀 3백명을 상대로 시험한 결과 여자는 0·5%의 소금이 든 음식이, 남자는 0·75%의 소금이 든 음식이 가장 구미에 맛는다고 말했으며 시중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음식물도 대개 0·5%선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식층에 있는 사람 중에는 신장염·심장병·고혈압이 염분의 과잉섭취에 의한 것이라고 착각, 의식적으로 염분의 양을 줄임으로 해서 오히려 해를 입는 경우가 있다.
한여름에 『더위를 탄다』고 말하는 것은 땀에 의해 염분이 부족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1일 20∼25g의 소금은 유지시켜주도록 음식조리할 때에 유의하여야한다.

<이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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