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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남는 맥아더 동경 집무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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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일본이 패전한지 사 반세기, 폐허의 동경은 전쟁이 언제였더냐는 듯이 재건됐다.
그러나 동경의 한 모퉁이엔 격동했던 역사의 무대가 원형그대로 남아있어 옛날을 말해주고 있다.
「히비야」(일비곡)에 자리잡은 제일생명 관 6층의 방 하나가 바로 그것.
45년부터 6년간 제일의 권력자로서 일본을 지배한 연합국 최고사령관「맥아더」원수가 쓰던 방이다.
제일생명 관은 45년 9월의 어느날 미군장교에 의해 갑자기 접수되어 연합군 총사령부로 쓰여졌다.
벚나무로 만든 장방형의 「테이블」과 가죽으로 덮인 「암 체어」가 있는 이 사무실에서 「맥아더」는 일본의 재벌 해체, 여러 가지 계획, A급 전범의 사형결정 등 역사적 중대결정을 내렸다.
이 방은 원래 보험회사 직원이 창고로 쓰고 있던 것인데 하필이면 「맥아더」원수가 이를 골라잡은 것을 보면 소박한 그의 성격의 일면을 암시해준다.
「트루먼」미 대통령의 해임통고를 받은 곳도 이방.
대외적으론 기념실, 대내적으론 회장 응접실로 이방을 쓰고 있는 제일생명회사 측에서는 『전후 역사를 기록한다는 뜻에서도 방의 모양을 바꿀 뜻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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