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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마음으로 세상 보면 행복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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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동아시아 선불교의 뿌리 육조(六祖) 혜능(慧能·638∼713)의 가르침을 한국 불교의 대표적 선승인 고우(75·사진) 스님의 친절한 해설로 만난다. 최고의 경전과 최고 해설가의 조합이다. 혜능의 열반 1300주기 기일(7일)에 맞춰 출간된 『고우 스님 강설 육조단경』(조계종출판사) 얘기다.

 고우 스님은 조계종의 현대적 수행 풍토를 다진 대표적인 선승으로 꼽힌다. 중국 당나라 때 사람인 혜능은 인도에서 건너온 달마 대사를 초조(初祖)로 하는 중국 선불교 법맥(法脈)의 여섯 번째 조사(祖師), 육조다. 그의 법문집인 『육조단경』은 선불교의 핵심 가르침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부처님이 직접 하신 말씀을 묶은 책에만 붙이는 명칭인 ‘경(經)’으로 불리는 명예를 얻었다.

 2일 기자간담회에서 고우 스님은 “『육조단경』은 어려운 불교의 가르침을 누구나 접근할 수 있을 만큼 쉽게 설명한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 가르침의 핵심은 중도(中道)”라고 거듭 강조했다.

 스님은 중도의 철학이 스며 있는 대목으로 단경의 다음과 같은 문장, ‘선지식아, 깨끗한 마음으로 마하반야바라밀법을 생각하라’를 꼽았다. “이 깨끗한 마음이 바로 ‘더럽다’는 개념의 상대적인 의미인 ‘깨끗함’이 아니라 깨끗하다 또는 더럽다, 라는 양 극단을 떠나 집착·분별하지 않는 중도의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스님은 “이런 시각에서 세상을 보면 대립과 갈등, 투쟁, 극심한 생존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정치하는 사람들도 이런 시각으로 사고가 바뀌면 서로를 인정하고 더불어 사는 길이 열려 사회가 안정되고 경제도 발전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그런 면에서 단경은 “인류의 행복지침서”라고 했다.

  스님은 한 달에 한 차례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육조단경』 강좌도 열고 있다. 8회 강좌로 11월까지 열린다.

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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