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추, 막아선 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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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미국 프로야구 신시내티의 추신수(왼쪽)가 3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2회 2점 홈런을 터뜨린 뒤 3루 코치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추신수는 20홈런-20도루에 홈런 1개, 도루 3개만을 남겼다. [신시내티 로이터=뉴스1]

잘나가는 ‘추추 트레인’ 추신수(31·신시내티) 앞에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사진)이 나타났다. 추신수와 류현진의 두 번째 맞대결이 극적으로 성사됐다. 7일 오전 8시10분(한국시간), 장소는 신시내티의 홈구장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다.

 추신수는 3일 세인트루이스와의 홈경기에서 2점 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2타점으로 활약했다. 특히 2회 1사 2루에서 애덤 웨인라이트로부터 우중월 투런포(시즌 19호)를 터뜨렸다. 홈런 1개와 도루 3개를 추가하면 추신수는 2009, 2010년에 이어 3년 만에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다. 신시내티는 24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기록 작성은 시간 문제다.

 추신수는 현재 성적에 만족할 수 없다. 올 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가 되기 때문에 지금 때리는 안타 하나하나를 큰돈으로 보상받게 된다. 현재 0.285인 타율을 3할 정도로 올린다면 그의 시장가치는 확 올라갈 수 있다.

 신시내티에도 아주 중요한 시점이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꿈꾸는 신시내티는 3일 현재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3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1위 피츠버그에 3.5경기, 2위 세인트루이스에 2.5경기 뒤져 있어 역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송재우 JTBC 해설위원은 “추신수가 미국 전역에 중계되는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한다면 자신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 신시내티는 지구 1위를 차지할 저력이 있는 팀이다. 지금이 신시내티와 추신수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류현진의 등판 일정이 갑자기 조정됐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최근 영입한 에딘슨 볼케스(30)를 제6선발로 기용하며 다른 투수들에게 여유를 주기로 결정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사실상 확정한 매팅리 감독의 배려다. 따라서 5일 콜로라도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던 류현진의 등판일이 7일 신시내티전으로 바뀌었다. 7월 28일 첫 대결 이후 추신수와 류현진이 다시 투타 대결을 벌이는 것이다.

 류현진은 추신수와의 첫 번째 대결에서 판정승했다. 첫 타석에서 볼넷을 줬지만 이후 1루 땅볼과 삼진으로 선배를 잡아냈다. 2타수 무안타. 류현진은 추신수의 약점인 몸쪽 코스를 집중 공략했다. 특히 그전까지 왼손타자에게 잘 던지지 않았던 서클체인지업도 많이 던졌다. 대결에 앞서 한국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할 정도로 친하지만 승부에선 냉정했다. 의표를 찔린 추신수는 “너, 직구 안 던지냐”고 도발했다.

 류현진은 13승5패, 평균자책점 3.02로 호투하고 있다. 원래 일정대로 5일 콜로라도전에 등판했다면 류현진은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 마운드에 서야 했다. 해발 1610m 고지대에 위치한 쿠어스필드는 공기 밀도가 낮아 타구의 비거리가 늘어나기 때문에 투수에게 불리하다. 류현진은 지난 7월 발등 부상으로 콜로라도 원정 등판에 나서지 않았다.

 송재우 위원은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도 3일 쿠어스필드에서 5이닝 5실점을 했다. 여기서 던지지 않는 건 류현진에게 행운”이라며 “그러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 역시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이다. 두 선수의 대결이 상당히 흥미로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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