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사드 "서방 군사개입 땐 중동 화약고 터질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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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바샤르 알아사드(사진) 시리아 대통령이 “미국과 프랑스의 군사적 개입은 중동의 화약고에 불을 붙이는 일로 즉시 지역 전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아사드는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 3일자에 실린 인터뷰에서 “미국과 프랑스에 (화학무기 사용) 증거를 요구했으나 두 나라 대통령은 이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황이 정부군에 유리한 상황에서, 더구나 유엔 조사단이 시리아에 와 있던 때에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것은 테러리스트들의 터무니없는 중상모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반군의 80∼90%는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소속된 과격분자들”이라고 말했다. 알아사드는 시리아군의 화학무기 보유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그는 “중동은 화약고다. 지금 불꽃이 매우 가까이 접근하고 있다. 시리아가 공습을 당하면 그 뒤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혼란과 극단주의가 판치게 될 것이며 지역 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말하는 지역 전쟁은 시리아와 이란, 그리고 레바논의 무장조직 헤즈볼라가 이스라엘·터키·요르단 등 주변국을 보복 공격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내전의 해법에 대해서는 “우리는 반군에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제의했으나 그들이 거부했다. 사우디아라비아·터키·요르단·미국·프랑스·영국이 반군에 대한 경제적·군사적 지원을 끊으면 해결된다”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의 장마르크 에로(63) 총리는 2일 자국 정보기관의 시리아 화학무기 의혹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지난달 21일 정부군 주둔 지역에서 화학무기가 담긴 로켓포가 다마스쿠스 외곽 지역으로 발사됐고, 반군 측은 그런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화학무기 사용은 정부군의 소행임이 분명해 보인다’는 내용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3일 시리아 난민 수가 2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런던=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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