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발전소 건설 쉬워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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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앞으로 아파트단지.병원.백화점.컨벤션센터 등 에너지를 많이 쓰는 곳에 소형 발전소가 쉽게 들어설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전기료가 싸지고 겨울철 난방뿐 아니라 여름철 냉방까지 해결된다.

산업자원부는 에너지 소비가 집중된 일정 지역에 열병합발전소를 만들어 전기.난방.냉방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구역(區域)형 집단에너지(CES:Community Energy System) 사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산자부는 올해 안에 전기사업법 등 관련 법령을 고쳐 CES 사업자가 전기를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현재 주택난방용과 같이 적용되고 있는 도시가스 요금을 차등화해 CES 사업자의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도시가스 요금 체계가 없는 인천.대구.청주에는 지역난방용 요금체계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금은 소형 열병합발전기에서 생산된 전기를 의무적으로 전력시장에 팔아야 하고 연료인 도시가스도 가격이 높은 주택난방용 요금이 적용되고 있어 CES가 경제성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산자부는 또 CES가 확대될 경우 전기 사용이 많은 여름철에 예비전력을 공급할 능력을 갖춰 전력수급에 기여하는 점을 고려해 CES 측이 비상시 전기를 공급받을 때 계약용량 초과분에 대해 적용하던 요금을 깎아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CES는 난방 위주의 지역난방과 달리 전기.냉방을 일괄 공급하는 것으로 에너지 효율이 기존 에너지 공급방식에 비해 11~18% 정도 높아 그만큼 공급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1970년대 석유 위기 이후 미국.일본 등에서 활발하게 보급됐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롯데호텔.센트럴시티 등 빌딩 지역과 충남 등 일부 지역 아파트 단지에서 활용되고 있다.

산자부는 소형 열병합발전기의 기술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관련 사항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또 CES가 전기.난방.냉방을 일괄 공급하므로 여기에 맞는 원격검침 시스템을 도입하고 분산형 마이크로 터빈 열병합발전시스템 개발사업을 2004년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집단 에너지 사업이 확대되면 전력공급이 분산돼 발전소 부지난을 해소하고 송전비용을 줄일 수 있으므로 국가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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